칼럼

퍼스널 브랜딩 무용론

내 콘텐츠에 댓글을 자주 다는 사람은 구매하지 않습니다. SNS는 소통채널이 아니라 유통채널이에요.

르코&렉스10분 분량

퍼스널 브랜딩 무용론

직장인에서, 이제는 누구나 창업가로 살아야 합니다.

직장은 답이 있는 문제풀이고 창업은 답이 없는 문제풀이입니다. 답이 없는 시대를 살아가려면 문제를 많이 풀어봐야 합니다. 근데 이렇게 말하면 답이 없는 걸 왜 푸는가 싶고, 그걸 풀어서 돈을 벌수 있을까 싶겠습니다. 여기에 대해 제가 20대때부터 직장인 친구들과 만나며 깨달은 바가 있습니다.

오랫동안 창업가로 살면서 또래 직장인 친구들을 만나면, 생각의 시점이 다르고 대화의 핀트가 안맞아서, 그 차이의 근원이 뭘까 늘 궁금했습니다. 그들은 술자리에서 “좋아하는 일을 하니 부럽다”는 말로 저를 위로했고, 집으로 가는 길에 “창업하는 사람은 그릇이 따로 있나봐”라는 말로 자신을 위안했습니다. 이런 말들은 차이를 설명하지도 못할 뿐더러 본질도 아닙니다. 납작한 문장들에 별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가 꽤 시간이 흘러서 깨달았습니다. 직장인과 창업가가 세상을 보는 차이가 무엇인지요.

당신은 ‘답’에 눈길을 두고 있나요, 아니면 ‘문제’에 눈길을 두고 있나요? 평소에 답이 뭔지 찾고 있나요, 문제가 뭔지 찾고 있나요?

당시 친구들은 창업을 “답을 벗어난 삶”이라고 여겼고, 저는 답에는 도통 관심이 없고 늘 “무슨 문제를 풀 지” 찾고 있었던 것입니다. 옳고 그른 게 어딨겠습니까, 그냥 자기가 만족하고 살면 되죠. 근데, 그 답이라고 여긴 직장이 대규모 해고를 하고, 답을 벗어난 삶을 사는 사람들의 숫자가 늘어가기 시작합니다. AI가 블라블라... 여기서부터는 모르는 바 아니니 더 말하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이제는 창업가로 살아야 합니다.”

이 문장을 다르게 말하면 “내 문제를 찾아야 합니다.”입니다. 답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내 문제를 푸는 게 관건입니다. 그게 답입니다.

창업은, 다니기 싫은 직장의 “도피처”도 아니고, 돈을 많이 벌기 위한 “도박”도 아니며, 인생을 걸고 해야하는 “도전”도 아닙니다.

창업은, 내가 만든 또 다른 “직장”일 뿐이며, 생계와 자아실현을 도모하는 “경제활동”으로, 지금 할수 있는 방식으로 “시도”해 나가면 됩니다.

무엇을 시도해야 할까요? 내가 풀 문제 찾기입니다. 그걸 시작하면 “나만의 창업”이고 그걸 계속 풀면 “나만의 업”이 됩니다.

나도 뭔가 퍼스널 브랜딩이라도 해야하나 싶고, 그럼 무슨 글을 써야하고, 어떤 콘텐츠를 만들어야 할지 모르겠고, 매일 올리는 데 별 반응은 없어서 이걸 계속해야하나 싶고, 팔로워는 왜 안느는 지/왜 늘었는지도 모르겠고, 일단 그래도 계속 올리자 싶지만 점점 지쳐간다면,

이게 다 프로덕트(내가 풀 문제)가 없어서 생긴 일입니다. 저격해야 하는데 난사하고 계신 거죠. 아래 두 가지 제품의 차이를 먼저 이해하고 거기에 따른 콘텐츠의 설득 레벨을 정해봅시다!

  • 저관여 제품(예: 숙취해소제, 커피, 휴대폰 거치대): 필요하면 삽니다. 설득 구간이 짧습니다.

  • 고관여 제품(예: 컨설팅, 대행, 매트리스, 해외 여행을 위한 호텔): 필요하면 삽니다. 단, 설득 구간이 깁니다.

아래 5단계는 설득의 단계입니다. 숙취해소제를 파는 데 통찰(3단계)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공감쩌는 카피 한줄이면 됩니다. 근데 이탈리아 여행가면서 호텔을 결제할 때 카피 하나 보고 하지 않죠. 200만원 짜리 매트리스 사려면 쇼룸도 가봐야 합니다. 고객이 고관여할수록 설득의 구간은 길어집니다.

내 제품이 고관여인지 저관이인지에 따라 설득의 단계를 활용해 보세요.

1. 현상 콘텐츠인가요? “극공감!”

  • 층위: 현상

  • 예시 제품: 노션 템플릿, 숙취해소제

경험이나 관찰에 의한 현상 층위의 글입니다. 두 가지 정도의 분류가 있습니다. 첫째, 특수한 경험에서 보편적인 감정을 자극할수록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에세이입니다. 가령 투병 생활이나 이민자 생활 같은 것들입니다. 브런치 플랫폼에 많습니다. 또한 아주 보편적인 경험인데 공감을 크게 불러 일으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스쳐 지나가서 별로 의미부여 하지 않았던 순간을 캐치해서 현실감있는 묘사를 하면 극공감합니다. 이런 게 밈이 됩니다. 요즘 SNL이나 이수지 같은 개그우먼들이 이런 현실 관찰력이 뛰어나서 사랑을 받죠.

현상 글은 좋아요를 받습니다. 극공감하면 리포스트가 일어나 밈이됩니다. 다만 팔로우는 거의 하지 않습니다. 재미있을 뿐 유익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관여 제품이 있고 고객의 페인포인트를 자극한 공감쩌는 카피를 쓰면 매출을 만들기도 합니다. 이건 글이 유익해서가 아니라 제품이 필요해서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제품없이 숏폼에 올리는 브이로그(일기), 가쉽, 뉴스클리핑, 카더라 등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하는 콘텐츠는 영향력이 생기면 광고나 협찬은 받을 수 있지만 내가 통제할수 있는 지속가능한 매출로 연결하기 어렵습니다.

2. 원리 콘텐츠인가요? “내가 그래서 그랬구나. 그게 그래서 그런 거구나”

  • 층위: 현상 + 원리

  • 예시 제품: 유튜브 콘텐츠(조회수 수익), 강연 → 돈 내는 주체가 내 글을 본 사람이 아님

경험이나 관찰한 현상에 대해 왜 그렇게 되었는지 일반화된 원리를 제시하는 글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경험을 하면 최소한의 사실 정보에 감정만 더해서 뇌에 저장합니다. “또 아침에 달리기 못했어. 짜증나”, “이번 휴가에 갔던 아말피 해변은 유난히 색감이 예뻤어,” 이런 식입니다. 이런 경우에 아침에 달리기를 실패하는 이유, 아말피 해변이 유난히 파란 이유와 같은 글이 뜨면 클릭하게 됩니다.

유튜브에 가장 많이 유통되는 콘텐츠가 원리 콘텐츠입니다. 유튜브에 “삼전닉스 산 사람들이 지금 불안한 이유”라고 올리면 어떨까요? 삼전닉스 최근에 들어갔는데(사실) 불안한(감정) 사람들의 알고리즘을 장악할 수도 있겠죠.

경험 콘텐츠는 남의 이야기에서 끝나지만 원리 콘텐츠는 이걸 보고 나면 내 행동이나 감정을 이해하기 때문에 “나에게” 유익합니다. 내가 모르는 걸 알게 해줬기 때문에 여기서부터 전문성(권위)이 발생합니다.

평소 현상을 보면 “왜 그럴까?”라고 질문하고 남들보다 한 단계만 더 층위를 들어가서 생각하고 타당성을 높일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면 됩니다. 내 주장이 옳고 그르고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팩트로 되어 있고, 근거가 타당하고 논리적이면 됩니다. 그리고 반복적으로 이런 글을 쓴다면 이전에 했던 말과 정합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원리 콘텐츠가 대체로 미디어가 내놓는 것들입니다. 정치/경제/문화 등 현상을 분석하고 해설해서 현상만 보고 있는 대중에게 근거와 합리성을 제공합니다.

여기까지는 직접 매출이 나오지 않습니다. 영향력이 쌓입니다. 지식 인플루언서죠. 영향력을 레버리지 해서 다른 걸로 돈벌어야 합니다. 책을 판다거나, 출연료를 받는 다거나, 강연을 한다거나.

원리 콘텐츠는 좋아요, 댓글이 달립니다. 종종 다음 글을 기대하기 때문에 팔로우합니다.

현상을 설명하고 원리를 이해시키는 건 짧은 시간안에는 어렵습니다. 이걸 250자 이내(스레드), 7초 이내(릴스)하려다보니 지나친 일반화와 압축을 해야하고 그런 경우에 맥락을 못읽은 사람들이 이상한 댓글이나 악플을 다는 것입니다.

이런 거예요.

네덜란드 사람들은 우리 나라 사람보다 평균 20%의 키가 크다. 이유는 OO다. 라고 쓰면 이런 댓글이 달립니다. “아닌데? 서장훈은 뭐야 그럼” 이렇게 보면 진짜 어이없는 댓글이지만 실제로 SNS에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대다수 이런 소통만 일어납니다. 실제 있었던 사례입니다.

주장하는 사람은 어떤 현상을 일반화해야 원리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예외사항(구멍)이 반드시 있습니다. 예외사항이 없는 일반화를 우리는 진리라고 부릅니다. 그런 건 세상에 없습니다.

근데 사람들은 일반화된 정보를 자기 입장에서만 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것들 안에서 검증합니다. 그리고 호응하는 것보다 반박할 때 더 우월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굳이 예외사항을 찾아서 댓글을 답니다. SNS에서 의견을 주장하는 사람은 지나친 일반화나 팩트/근거 없는 글을 쓰지만 않으면 됩니다. SNS에서 맥락을 찬찬히 읽어내는 사람은 없고(심지어 자신도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우월감을 얻고 싶은 악플러는 언제나 있으니 그냥 무시하세요!

숏폼에서 일반화를 각오하고 하거나, 숏폼에서 롱폼으로 끌고 오거나, 롱폼으로 해야합니다.

3. 통찰 콘텐츠인가요? “와…”

  • 층위: 현상 + 원리 + (통찰→관점)

  • 예시 제품: 컬럼 기고, 구독형 뉴스레터, 출간물, 강연

“이렇게 해석할수 있다고?”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글입니다.

보편적 원리에 글쓴이만의 관점으로 다른 현상의 원리를 가져와서 해석해버리거나 전혀 생각지도 못한 결론을 도출하는 통찰이 있습니다. 현상을 끊임없이, 2,3단계 더 들어가서 분석하는가 하면 한 분야만 파는 게 아니라 이곳저곳 넘나든다거나 과학적 현상을 인문학적으로 분석하는 등 융합/통섭적인 사고체계를 가진 사람들이 자신만의 관점이 만들어 집니다.

원리는 책 한 권 읽고, 유튜브 하나 보고도 누구나 이야기할수 있습니다. 유튜브에 비슷비슷한 콘텐츠가 많은 이유입니다. 하지만 통찰 글은 오리지널리티가 있습니다. 이런 사고를 일관되게 하면 ‘관점’이 됩니다. 세상을 이해하는 나만의 렌즈가 하나 생기는 거죠. 따라서 권위와 전문성을 얻는 것은 물론이고 브랜드가 될수 있습니다. 링크드인 최상위 인플루언서들이 이런 글을 종종 써주기 때문에 링크드인에 샤이 눈팅족이 많죠.

통찰 콘텐츠는 팔로우 합니다. 피드 넘겨버리면 다시 못만나기 때문에 댓글도 안달고 바로 프로필로 들어가서 구경하고 팔로우합니다. 이런 말하는 사람은 귀하죠.

4. 방법 콘텐츠인가요? “아하. 그런 방법으로 해볼수 있겠구나”

  • 층위: 현상 + 원리 + (방법→이론)

  • 예시 제품: 강의, 챌린지, 커뮤니티, 출간물, 코칭, 대행

지금 가장 풀이 큰 수익 마켓입니다. 소위 강의팔이도 여기에 속하고요.

경험이나 관찰한 현상에 대해 원리를 설명하고 개선의 방향, 행동 지침과 같은 방법을 제시하는 글입니다. “삼전닉스 2개월 뒤에 파세요.”, “아침에 벌떡 일어나 달리려면 이것 하세요.” 이런 글입니다. 원리에 그걸 해결할 방법까지 붙여야 하기 때문에 더 많은 공수가 필요합니다. 전문성이 더 필요하진 않을 수 있습니다. AI의 도움을 받으면 되니까요.

그리고 중요한 게 있습니다. 독자가 글쓴이의 방법에 따라 행동할수 있기 때문에 책임이 붙습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이 “방법” 알려주는 걸 꺼리죠. 주식 애널리스트는 공개된 방송에서 종목을 찍어주지 않습니다.

각자도생의 시대를 사는 오늘날의 대중은, 지적 희열에 그치지 않고 “그래서 어떻게 하면 되는데?”라는 정답을 요구합니다. 주식 투자의 원리와 대가들의 투자 철학을 2시간 떠들어도, 결국에는 “종목 찍어 주세요”라고 말합니다.

방법 콘텐츠는, 읽는 사람의 문제를 해결하기 때문에 매출이 발생할수 있습니다. 원리나 통찰 콘텐츠까지가 지식인의 영역이라면 방법 글은 창업가의 영역입니다. 문제 해결이니까요.

누구나 조금만 찾아보면 알수 있는 방법론이나 AI가 출력해준 방법론은 일회성 매출에 그칩니다. 자신만의 이론을 만들어야 해자(진입장벽)를 만들어서 지속가능해 집니다.

방법 콘텐츠도 팔로우합니다. 내 문제를 해결해주길 계속 기대하니까요. 그리고 전환도 됩니다. 문제를 해결하고 싶으니까요. 상세페이지 링크를 달아두세요.

5. 통찰있는 방법 콘텐츠인가요? “저 사람이 내 문제를 해결해 줄수 있지 않을까?”

  • 층위: 현상 + 원리 + (통찰→관점) + (방법→이론)

  • 예시 제품: 컨설팅, 전수창업

이런 글에는 좋아요/댓글이 달리지 않습니다. 디엠이 옵니다. ‘저 사람이 내 문제를 해결해줄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불러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만나고 싶다거나 커피챗을 하고 싶다거나 심지어는 유로 자문을 받고 싶다고 합니다. 심지어 지금 당장 컨설팅을 하고 있지 않아도, 해줄수 없냐고 찾아옵니다.

통찰있는 글을 반복해서 관점을 만들고, 방법을 체계화해서 이론을 만들면, 팔리는(매출) 브랜드(해자)가 되죠.

아주 중요한 꿀팁이 있어요.

제가 SNS 빡세게 해보며 알게 된 통계적 사실이 있습니다.

내 콘텐츠에 댓글을 자주 다는 사람은 구매하지 않습니다. SNS에서 활동하는 헤비유저나 대부분의 소통러는 내 콘텐츠가 좋아서 지지하거나 or 좋아요/댓글을 얻기 위해 소통하는 거예요. 퍼스널 브랜딩 무용론은 이 지점에서도 유효합니다.

물론 이들과도 소통해서 나쁠 건 없지만 이들의 숫자가 많아지면 나중에 제품 론칭했을 때 실망하게 돼요. “아니 그 많던 팔로워들은 왜 아무도 결제하지 않지?”

지지자와 구매자를 구분해야 해요. 구매자는 필요하다는 판단이 서면, 댓글 달지 않고 바로 결제창으로 가요. 실제로 제 경우 매출의 대부분은 저랑 소통한 적 없는 분들입니다.

SNS는 소통채널이 아니라 유통채널이에요. 시대가 변하고 사람이 변하니 알고리즘도 변한 것 뿐입니다. 이익이 되는 게 감지가 되면 인간은 누구나 이익을 얻는 방향으로 행동합니다. 각자의 이익이 다 있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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