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원액을 어떤 농도로 담느냐에 따라, 2만 원이 되기도 하고 100만 원이 되기도 합니다.
향수에는 같은 향인데 가격이 다섯 배씩 차이 나는 라인업이 있어요. 오 드 코롱, 오 드 뚜왈렛, 오 드 퍼퓸, 퍼퓸. 이름이 다르지만 안에 들어 있는 향료 원액은 같습니다. 달라지는 건 농도입니다. 원액이 3%면 오 드 코롱이고 5-20만 원대, 15%면 오 드 퍼퓸이고 15-30만 원대, 20%를 넘으면 퍼퓸이고 50만 원을 가볍게 넘깁니다. 같은 원액인데 농도를 바꾸는 것만으로 가격이 열 배 차이가 나요.
그런데 재미있는 건, 원가 구조는 거의 똑같다는 겁니다. 향수 한 병의 원재료비는 소비자가격의 6%에 불과해요. 60만 원짜리 향수에 들어간 향료와 알코올의 원가는 3만 원(원가 5%) 남짓입니다. 나머지 94%는 뭘까요? 조향사의 코, 브랜드의 이름, 그리고 "이 향수를 뿌린 나"라는 이미지에요. (인건비를 비롯한 패키징이랑, 기타등등이 있지만 제외했습니다.) 사람들은 액체를 사는 게 아니라, 그 액체를 뿌렸을 때의 자기 자신을 사는 겁니다.
상편에서 이야기한 핵심을 한 문장으로 줄이면 정확히 이거였어요. 사람은 파일을 사는 게 아니라, 미래의 이상적인 자기 자신을 산다고. 향수 산업을 비유해서 말씀드려본다면, 모든 사업자는 결국 자기만의 원액을 가지고 있고, 그 원액을 어떤 농도로 희석해서 어떤 병에 담느냐가 사업의 형태를 결정한다는 거에요.

Thomas Frank
토마스 프랭크의 원액은 10년간 축적한 생산성에 대한 전문성입니다. 이 원액을 3% 농도로 희석하면 17만 원짜리 템플릿이 되고, 15%로 담으면 코스가 되고, 원액 그대로 건네면 1:1 컨설팅이 됩니다. 반면, Easlo의 원액은 미니멀리즘 디자인 감각이에요. 이걸 낱개로 뿌리면 3만 원짜리 템플릿 서른 개가 되고, 묶으면 번들이 되고, 원액의 제조법을 가르치면 크리에이터 코스가 됩니다. 그리고, 마리 풀랭의 원액은 ADHD 경험에서 나온 비즈니스 시스템 설계 능력이에요. 이 원액은 애초에 희석하면 가치가 사라지는 종류라서, 처음부터 고농도 퍼퓸으로만 팔아요. 100만 원짜리 코스입니다.
같은 원액인데, "미래의 나"의 해상도가 달라지면 가격이 열 배씩 뛰는 거에요. a)"정리된 나"는 3만 원이고, b)"시스템을 운영하는 나"는 100만 원이고, c)"효율적인 조직을 이끄는 나"는 1,400만 원입니다. 조향사가 같은 원액으로 코롱도 만들고 퍼퓸도 만들 듯이, 여러분의 전문성이라는 원액을 어떤 농도로 담느냐가 이 시장에서 돈이 만들어지는 방식을 결정합니다.
»상편을 아직 안 읽으셨다면, 먼저 읽고 오시는 걸 권합니다!
노션 템플릿 시장의 작동방식 101, 상(上)편
시장의 작동방식을 알면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생깁니다. 정보를 통해서나, 인사이트를 통해서요.
르코&렉스 • Lex Woo

상편에서는 이 시장의 심리적 기반, 플레이어들의 조각 지도, 그리고 결(結)이 사업의 형태를 어떻게 결정하는지를 다뤘어요. 오늘은 그 위에 올라가는 실전 구조를 풀어봅니다. 원액을 담는 세 가지 그릇, 어떤 카테고리에서 어떤 조각이 유리한지, 한국 시장에서 실제로 뭘 해야 하는지입니다.
오늘은 이 시장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커피 한 잔의 가격은 원두가 아니라 그릇이 결정합니다.

조각 창업에서는 전문성을 담는 그릇을 "제형"이라고 부릅니다. 같은 노션 전문성을 가지고 있어도, 그걸 어떤 제형에 담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사업이 됩니다.

첫 번째 제형은 "알려줌"이에요. 템플릿을 사면 여러분이 알아서 쓰는 구조입니다. DIY(Do It Yourself)의 구조죠. 상편에서 다뤘던 토마스 프랭크의 'Ultimate Brain'이 이거에요. 한번 만들어 놓으면 잠자는 동안에도 팔리고, 파는 사람의 시간이 추가로 들어가지 않습니다.
수익 구조의 핵심은 한계비용이 거의 제로라는 거죠. 1명에게 파나 10,000명에게 파나 추가 비용이 같아요. 스케일이 무한하다는 뜻입니다. 대신 가격에 한계가 있어요. 파는 사람의 시간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구매자가 느끼는 가치에 천장이 생겨요. 한국에서는 7.9만 원을 넘기기가 쉽지 않고, 미국에서도 20만 원 이상 가기 어렵습니다. 넘길 수는 있지만, 넘기기 위해서는 허들이 존재합니다.

두 번째 제형은 "같이"에요. 코호트 코스에서 함께 시스템을 세팅하는 구조입니다. DWY(Doing It With You)의 구조입니다. 상편에서 다뤘던 마리 풀랭의 'Notion Mastery'가 이거에요.
가격이 33만 원에서 100만 원 사이로 올라가는데, 가격이 올릴 수 있는 이유가 명확해요. 파는 사람의 시간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구매자 입장에서 "이 사람과 직접 접점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가치를 만들어요. 하지만 매 기수마다 만든 사람의 시간이 들어가기 때문에, 시간이 수익의 천장을 만듭니다. 한 기수에 50명을 받으면, 50만 원 곱하기 50명은 2,500만 원. 연 4기를 운영하면 1억 원. 이 이상을 넘기려면 가격을 올리거나 인원을 늘려야 하는데, 둘 다 품질과 트레이드오프가 있어요.
세 번째 제형은 "해줌"이에요. 상편에서 잠깐 언급했던 Rames Quinerie처럼 기업의 노션 워크스페이스를 직접 설계해주는 구조입니다. DFY(Done For You)의 구조입니다. 건당 1,400만 원. 마진이 가장 높지만, 돈과 내 시간을 교환합니다. 한 프로젝트에 2~3주가 걸린다면, 연간 처리할 수 있는 프로젝트 수에 물리적 한계가 있습니다. 대신 고객의 문제를 가장 정확하게 풀어줄 수 있어요. 맞춤이니까요.
커피를 생각해보면 이해가 쉬워요. 같은 원두인데, 편의점 캔커피에 담으면 1,500원이고, 카페에서 핸드드립으로 내리면 8,000원이고, 커피 마스터의 원데이 클래스에 담으면 30만 원이에요. 원재료가 같은데 제형이 다른 거에요. 노션 전문성이라는 같은 원두를, "알려줌"에 담으면 3만 원, "같이"에 담으면 100만 원, "해줌"에 담으면 1,400만 원이 되는 겁니다.

그렇기에 가장 강력한 사업 구조는 이 세 가지를 계단으로 연결하는 겁니다.
무료 콘텐츠로 사람을 모으고, 저가 템플릿으로 첫 구매를 만들고, 종합 OS로 객단가를 올리고, 코스로 "같이"를 추가하고, 컨설팅으로 "해줌"까지 가는 겁니다. 이 계단에서 각 단계가 다음 단계의 필요를 자연스럽게 만들어내요. 3만 원짜리 템플릿을 산 사람이 "이걸 우리 팀에 맞게 바꾸려면?"이라고 느끼면 코스를 사고, 코스를 들은 사람이 "우리 회사 전체에 깔아야 하는데"라고 느끼면 컨설팅을 사는 거에요.
그리고 이 계단의 매 단계에서 구매자가 사는 건 여전히 같은 겁니다.
"더 유능해진 미래의 나"
3만 원짜리에서는 "정리된 나"
100만 원짜리에서는 "시스템을 운영하는 나"
1,400만 원짜리에서는 "효율적으로 돌아가는 조직을 이끄는 나"
상편에서 이야기한 "미래의 이상적 자아를 산다"는 원리가, 제형의 계단을 타고 올라갈수록 더 비싼 형태로 반복되는 겁니다.
그렇기에 "어떤 노션 템플릿을 만들까"는 틀린 질문입니다.
이 시장에 들어올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질문은 "어떤 노션 템플릿을 만들까"가 아닙니다. "누구의 어떤 문제를 풀어줄까"에요. 그런데 여기에 한 층 더 중요한 질문이 있어요. "이 카테고리에서 내 조각이 경쟁력이 있는가?" 내가 선택해야할 카테고리는 내가 유리한 조각 진단의 연장선입니다.
여기서 "근데 내 조각이 뭔지를 모르겠는데요?"라고 생각하셨다면, 정상이세요. 상편에서 이야기한 전문가의 저주가 정확히 이 지점에서 작동하거든요. 자기 안에 있는 걸 스스로 진단하는 건, 자기 뒷모습을 거울 없이 보려는 것과 비슷합니다.
2026년 기준으로, 잘 팔리는 카테고리들을 조각 유형과 매칭해서 정리해볼게요.

Solve형에게 적합한 마켓은 프로젝트 관리와 CRM 템플릿이에요. 가장 높은 매출을 만드는 카테고리입니다. 프리랜서, 소규모 사업자, 스타트업 팀이 핵심 고객이에요. 고객들은 Salesforce 같은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쓸 만큼 규모가 크지 않지만, 엑셀로 관리하기에는 복잡해진 상태에 있어요. 이 틈새를 노션 템플릿이 메워줍니다. 가격대는 8만 원에서 15만 원 사이가 주류이고, 잘 만든 프리랜서 CRM 템플릿은 10만 원에서 25만 원 까지 받을 수 있어요. 소위 OS를 판다라는 형식을 통해서요.
핵심은 "기존 유료 소프트웨어를 대체한다"는 느낌을 주는 겁니다. 월 3만 원짜리 SaaS를 1년 쓰면 36만 원인데, 15만 원짜리 노션 템플릿이 같은 일을 해준다면? 그것도 한 번만 지불하면 되고, 내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면? 계산이 섭니다. 이 카테고리에서 Solve형이 유리한 이유는, 고객의 문제를 깊이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에요. "프리랜서가 클라이언트 관리에서 가장 자주 실수하는 게 뭔지?"를 아는 사람만이, 진짜 쓰이는 CRM을 만들 수 있습니다.

Make형이 딱 맞는 곳은 개인 생산성과 자기계발 템플릿입니다. 가장 넓은 시장이에요. 해빗 트레킹, 목표 설정, 저널링, 아침 루틴 관리 등등등. 가격대는 5천 원에서 3만 원 사이가 적당하고, 한 번에 큰돈을 벌기보다 꾸준히 팔리는 카테고리입니다. 문제는 경쟁이 가장 치열하다는 거에요. "습관 템플릿"을 검색하면 수백 개가 나와요.
여기서 살아남으려면 디자인 감각이 확실하거나, 특정 타겟에 매우 좁게 집중해야 합니다. "해빗 트레킹"이 아니라 "ADHD가 있는 프리랜서를 위한 아침 루틴 시스템" 같은 식으로요. 이 카테고리에서 Make형이 강한 이유는, 기능적 차별화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에요. 해빗 트레커는 다 비슷해요. 차이를 만드는 건 시각적 완성도와 감각입니다.

Do형이 활용하기 좋은 시장은 학생용 템플릿이에요. 사용자 기반이 넓지만 가격 감수성이 높은 카테고리죠. 과제 관리, 수업 일정, GPA 계산, 시험 준비 계획 등등. 5천 원에서 1만5천 원 사이가 현실적이에요. 개별 매출은 작지만, 학기 초마다 수요가 몰리기 때문에 시즌성을 잘 타면 볼륨이 나옵니다. Do형에게 적합한 이유는, 하나의 히트작보다 꾸준한 파이프라인이 중요한 카테고리이기 때문이에요. 학생 타겟으로 브랜드를 만들면, 그 학생이 졸업 후 직장인이 되었을 때 다음 제품을 팔 수 있는 장기 전략도 가능해요.

Know형의 자연스러운 마켓은 콘텐츠 크리에이터용 템플릿입니다. 단가가 높은 편이에요. 실제로 돈을 벌어주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죠. 콘텐츠 캘린더, 스폰서십 관리, 분석 대시보드, 아이디어 뱅크 등등. 개별 템플릿들은 1.9만 원에서 7만 원 사이가 주류입니다. 이 고객층은 템플릿이 자기 수입에 직접 영향을 준다는 걸 알기 때문에 가격 저항이 낮아요. 토마스 프랭크의 'Creator's Companion'이 이 카테고리에서 나왔습니다. 여기서 가격을 높이는 방법은 자잘한 템플릿들을 합쳐서 OS로 판매하는 것이기도 해요.
Know형이 유리한 이유는, 이 고객층이 "이 사람이 크리에이터로서 실제로 성공했는지?"를 기준으로 구매를 결정하기 때문이에요. 크리에이터에게 크리에이터 관리 도구를 파는 건, 본인이 크리에이터라는 Know 조각이 있어야 신뢰가 생깁니다.
뿐만 아니라, 파이낸셜 관리 템플릿은 꾸준한 수요가 있어요. 예산 관리, 지출 추적, 투자 기록, 구독 서비스 관리 등등 말이죠. 1만 원에서 3만 원 사이입니다. 특별히 큰 매출을 만들지는 않지만, "모든 사람이 필요로 하는" 카테고리라서 진입용으로 적합해요. 조각 유형에 관계없이 누구나 시작할 수 있는 카테고리입니다.

그리고 2025년부터 급성장한 카테고리가 하나 있어요. AI 워크플로우 관련 템플릿입니다. 프롬프트 라이브러리, AI 도구 비교 대시보드, ChatGPT와 Claude 활용 워크플로우 같은 것들이에요. AI 도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이걸 어떻게 체계적으로 관리하지?"라는 새로운 문제들이 생겼고, 이 문제들을 정리해주는 템플릿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건 Know형의 새 영토에요. AI 도구를 실제로 깊이 사용해본 사람만이, 어떤 워크플로우가 진짜 쓸모있는지를 구별할 수 있거든요.
웨딩 플래닝, 여행 계획, 부동산 투자 관리 같은 라이프이벤트 템플릿도 수요가 있어요. 시즌성이 강하지만, 해당 시점에 검색하는 사람의 구매 의향이 매우 높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웨딩 시즌에 "노션 웨딩 플래너"를 검색하는 사람은 거의 확실하게 살 준비가 된 사람이에요. 구매 전환율이 높은 이유가 있어요. 이 사람들이 사는 건 웨딩 플래너가 아니라 "저렴한 가격으로 웨딩 플래너를 대체해서, 준비된 결혼식을 올리는 미래의 나"거든요. 인생의 중요한 이벤트일수록, 미래의 이상적 자아에 대한 투자 의향이 커집니다.
카테고리를 고를 때 기억해야 할 원칙이 하나 있어요. "모든 사람을 위한 템플릿"은 아무에게도 특별하지 않다는 겁니다. "올인원 라이프 대시보드" 같은 이름의 템플릿이 수천 개 있어요. 거기서 눈에 띄려면, 니치를 좁혀야 합니다. 니치를 좁히는 기준은 두 가지에요. 여러분의 조각이 가장 깊은 영역, 그리고 그 영역에서 가장 구체적인 고객. "프리랜서 디자이너를 위한 클라이언트 관리 시스템", "대학원생을 위한 논문 연구 허브", "육아하면서 사이드 프로젝트 하는 사람을 위한 시간 관리 OS" 같은 식으로요.
조각마다 돈 버는 길이 다릅니다.
가격을 정하는 법, 번들을 만드는 법, 고객을 찾는 채널 등등등. 이것들을 따로 설명하면 "알아야 할게 많아서, 나한테 맞는 건 뭔지 모르겠어요."라는 질문이 남아요. 그래서 조각 유형별로 교차시켜서 정리해봤습니다.

Know형의 경로부터 시작해보겠습니다. 롱폼의 콘텐츠들이 잘 먹히기에 롱폼 유튜브를 활용하기 제일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긴 영상으로 깊은 내용을 전달하면서 신뢰를 쌓고, 영상 설명란에 템플릿 링크를 거는 구조입니다. 토마스 프랭크가 이런 채널의 왕입니다. 단점은 시간이 많이 들고, 결과가 나오기까지 오래 걸린다는 것이죠. 대신 한번 신뢰가 쌓이면 고가 제품을 팔 수 있어요.
Know형이 돈을 더 많이 버는 가격 전략은 "10만~20만 원대 프리미엄 단품에서 코스 전환"이에요. 토마스 프랭크의 Ultimate Brain이 17만 원, 어거스트 브레들리의 PPV 코스가 60만 원. 이 가격대가 가능한 건 Know 조각의 깊이 때문이에요. 코스로의 전환은 수익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결정적 방법 중 하나입니다.
노션을 "이 시스템을 배우는 과정"이라고 포장하는 순간, 같은 내용물의 가격이 10배에서 20배로 뛰어요. 마리 풀랭의 'Notion Mastery' 전환율은 공개되어 있지 않지만, 코호트 기반 코스의 업계 평균 전환율이 이메일 리스트 대비 2~5% 수준이에요. 1만 명의 뉴스레터 구독자가 있으면, 코스 출시 시 200~500명의 구매가 기대되는 구조가 될 수 있는 거죠.

Make형의 경로는 다릅니다. Make형은 숏폼 콘텐츠가 적합해요. 그렇기에 유튜브 쇼츠나 틱톡과 인스타그램 릴스 같은 채널들이 최고에요. 잘 디자인된 템플릿의 화면을 녹화해서 15초에서 60초 사이의 영상으로 보여줘요. "이걸 가지고 싶다"는 소유욕을 자극하는 방식이에요. 상편에서 다뤘던 Easlo가 틱톡에서 41만 팔로워를 모은 건 이 전략 덕분이죠.
Make형이 돈을 더 많이 버는 가격 전략은 "1만~5만 원 저가 다작에서 번들로 객단가 올리기"에요. 3만 원짜리 템플릿 세 개를 따로 팔면 총 9만 원인데, "이 세 개를 묶어서 6만 원"이라고 하면 개별 구매보다 할인된 느낌을 주면서도 객단가가 올라갑니다. Easlo가 이 전략을 잘 써요. "생산성 번들", "크리에이터 번들" 같은 패키지 판매하는 거죠.

Solve형의 경로는 검색엔진 최적화(SEO)와 레퍼럴이 핵심이에요. "프리랜서 노션 CRM", "스타트업 프로젝트 관리 노션" 같은 구체적인 문제 해결 키워드를 잡는 블로그 글이나 랜딩 페이지를 만들어야합니다. 이 키워드로 들어오는 사람은 이미 문제를 인식하고 있는 사람이에요. 그렇기에 구매까지의 거리가 짧습니다.
Solve형이 돈을 더 많이 버는 가격 전략은 "3만~8만 원 핵심 제품에서 컨설팅 업셀"이에요. 특정 문제를 제대로 풀어주는 템플릿이 첫 접점이고, "우리 팀에 맞게 커스터마이징해달라"는 요청이 컨설팅으로 이어집니다. Rames Quinerie의 건당 1,400만 원은 이 경로의 끝단이에요. 기업 컨설팅의 CAC(고객 획득 비용)는 콘텐츠 기반보다 높지만, LTV(고객 생애 가치)가 압도적이에요.

Do형의 경로는 크몽 같은 마켓플레이스가 시작점이에요. 이 플랫폼들은 자체 트래픽이 있어서, Do형이 직접 트래픽을 만들지 않아도 초기 고객을 찾을 수 있어요. Gridfiti가 프로그래매틱 SEO로 크리에이터 본인 없이도 판매가 돌아가는 구조를 만든 것처럼, Do형은 시스템화에 강합니다.
그렇기에 Do형이 돈을 더 많이 버는 가격 전략은 "5천~2만 원 저가 상품들을 다량 제작하여 시즌 프로모션"을 하는 것이에요. 런칭 할인과 시즌 프로모션이 유효합니다. 새 템플릿 출시 시 첫 3일간 30% 할인, 새해 시즌에 "프로덕티비티 번들" 같은 식으로요. 노션 공식 마켓플레이스에 2026년 기준 3만 개 이상의 템플릿이 올라와 있고, 월 150만 건 이상의 다운로드가 발생합니다. 여기에 무료 템플릿을 올려서 인지도를 만들고, 유료 템플릿은 자체 판매 채널로 유도하는 혼합 전략이 효과적이에요.

유형과 관계없이 작동하는 전략이 하나 있어요.무료 템플릿을 미끼로 쓰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리드마그넷입니다. 무료 템플릿 하나를 정말 잘 만들어서 배포하고, 다운로드할 때 이메일을 받는 구조에요. 이메일 리스트가 쌓이면, 유료 템플릿을 출시할 때 이 리스트에 먼저 알릴 수 있어요. 중요한 건 무료 템플릿이 그 자체로 가치가 있어야 한다는 거에요. 대충 만든 미끼는 오히려 신뢰를 깎습니다.
구독 모델도 가능해요. 월 5천 원에서 1만 원 사이로 매달 새 템플릿을 제공하거나, 기존 템플릿의 업데이트와 커뮤니티 접근권을 묶는 구조에요. 매출이 예측 가능해진다는 장점이 크지만, 매달 새로운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습니다.
어디서, 무엇으로 팔까요? 한국에서 쓸 수 있는 도구들
미국 크리에이터들은 Gumroad에서 팔고 유튜브에서 모으는데, 한국에서는 이 구조가 그대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판매 플랫폼 선택도 조각 유형에 따라 달라지고, 시장에 따라서도 달라져요. 한국에서 실제로 쓸 수 있는 플랫폼과 도구를 하나씩 짚어볼게요.
크몽은 한국에서 노션 템플릿을 파는 가장 현실적인 시작점이에요. "노션 템플릿"이라고 검색하면 수백 개의 상품이 나오고, 상위 판매자들의 가격대는 1.9만 원에서 4.9만 원 사이가 주류입니다. 크몽의 가장 큰 장점은 자체 트래픽이에요. "노션 템플릿"이라는 키워드로 크몽에 검색해서 들어오는 사람이 이미 존재합니다. 여러분이 직접 트래픽을 만들지 않아도, 크몽의 검색 알고리즘이 고객을 데려다줘요. Do형에게 가장 적합한 플랫폼이에요. 리뷰 수가 100개를 넘는 상품들이 첫 페이지를 차지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초기에 리뷰를 쌓는 게 핵심 전략이 됩니다. 단점은 수수료가 20%로 높은 편이라는 것과, 플랫폼 안에서 가격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 템플릿 자체 상품으로만은 4.9만 원 이상을 받기 어려운 환경이에요.

래피드는 한국형 Gumroad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1인 크리에이터가 디지털 상품을 직접 판매할 수 있는 플랫폼인데, 크몽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있어요. 크몽은 마켓플레이스라서 크몽 안에서 고객이 여러분을 찾지만, 래피드는 여러분이 만든 판매 페이지 링크를 직접 뿌리는 구조입니다. 자체 트래픽이 없는 대신, PG사에 따로 가입하지 않아도 카드 결제를 바로 받을 수 있고, 수수료도 크몽보다 낮아요. 결제 페이지를 만들어서 인스타그램 프로필이나 뉴스레터에 링크를 거는 방식이에요. 거기에 쿠폰, 구독 결제, 고객 CRM, 알림톡 발송까지 되기 때문에, "내 브랜드로 직접 파는" 구조를 만들고 싶은 사람에게 맞습니다. Know형과 Make형이 자체 판매 채널을 만들 때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에요.
클래스101 같은 곳은 "같이" 제형을 파는 곳이에요. 같은 노션 전문성을 크몽에서 템플릿으로 팔면 3만 원이고, 클래스101에서 코스로 팔면 10만~30만 원이 됩니다. "노션으로 업무 효율 올리기", "노션으로 포트폴리오 만들기" 같은 코스들이 이미 팔리고 있어요. 이게 바로 제형의 힘이에요. 같은 내용물인데, 그릇을 바꾸는 것만으로 가격이 3배에서 10배 차이가 납니다. Know형이 한국 시장에서 수익을 한 단계 끌어올리려면, 클래스101이나 탈잉에서 "코스 플러스 템플릿 번들"로 시작하는 게 가장 검증된 경로에요.

탈잉은 클래스101보다 진입 장벽이 낮아요. 오프라인 원데이 클래스와 온라인 코스를 모두 운영할 수 있고, 특히 "해줌"과 "같이" 사이의 중간 지대에 있는 소규모 워크숍에 적합합니다. "노션으로 프리랜서 업무 시스템 세팅하기" 같은 2~3시간짜리 원데이 클래스를 3만~5만 원에 올릴 수 있어요. Solve형이 컨설팅 퍼널의 첫 번째 접점을 만들기에 좋은 곳이에요. 원데이 클래스에서 만난 사람이 "우리 팀에도 이거 깔아달라"고 요청하면, 그게 컨설팅으로 이어지는 구조니까요.
그리고, 노션 공식 마켓플레이스는 글로벌 트래픽이 장점이에요. 2026년 기준 3만 개 이상의 템플릿이 올라와 있고, 월 150만 건 이상의 다운로드가 발생합니다. 여기에 무료 템플릿을 올려서 인지도를 만들고, 유료 템플릿은 래피드나 자체 사이트로 유도하는 혼합 전략이 효과적이에요. 영어로 올리면 한국 시장의 제약에서 벗어나 글로벌 고객에게 팔 수 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Make형이 디자인 감각으로 눈에 띄기 좋은 곳이에요.
아임웹이나 Framer 같은 자체 사이트 빌더는 브랜드 통제력이 가장 높아요. 아임웹은 한국에서 디지털 상품 판매를 지원하는 몇 안 되는 사이트 빌더 중 하나이고, 플랫폼 수수료가 없습니다. PG사 연동만 하면 결제를 직접 받을 수 있어요. Solve형이 컨설팅 퍼널을 운영하거나, Know형이 코스와 템플릿을 묶어서 자체 브랜드로 파는 구조에서는 자체 사이트가 거의 필수입니다. 단점은 트래픽을 전부 직접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죠.
정리하면 이런 그림이에요.
시작은 크몽이나 노션 공식 마켓플레이스에서 하고, 브랜드가 쌓이면 래피드나 자체 사이트로 옮기고, 수익을 올리려면 클래스101이나 탈잉에서 코스로 제형을 바꾸는 겁니다.
크몽에서 3만 원짜리를 팔다가 클래스101에서 20만 원짜리를 파는 건, 실력이 올라간 게 아니에요. 같은 원두를 다른 그릇에 담은 거에요.
제작 도구는 당연히 노션 자체가 핵심이에요. 거기에 더해서, Canva로 썸네일과 프로모션 이미지를 만들고, Loom이나 OBS로 데모 영상을 녹화하고, 스티비(Stibee)로 이메일 뉴스레터를 운영하는 구조가 일반적이에요. 스티비는 한국어 지원이 완벽하고, 무료 플랜에서도 핵심 기능을 쓸 수 있어서, 한국 크리에이터가 이메일 리스트를 쌓기에 가장 현실적인 도구에요. 이메일 리스트가 왜 중요하냐면, 래피드든 크몽이든 플랫폼은 언제든 바뀔 수 있지만, 이메일 리스트는 여러분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결국은 콘텐츠가 먼저입니다.

이 시장에서 성공한 사람들을 관찰하면, 순서에 대한 공통된 패턴이 있어요.
대부분의 사람은 "템플릿을 만들고, 그걸 설명하는 콘텐츠를 만들고, 판매한다"라는 순서를 상상합니다. 성공한 크리에이터들은 정반대로 합니다. 자기의 생각과 시스템을 설명하는 콘텐츠를 먼저 만들고, 그 생각에 끌리는 사람들을 모은 뒤, 그들에게 "그러면 이걸 바로 실행할 수 있는 도구가 여기 있어요"라고 템플릿을 제안하는 거에요.
이 순서가 중요한 이유는, 콘텐츠가 이 비즈니스에서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기 때문이에요.
콘텐츠는 필터에요. 내 생각과 맞지 않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떨어져나가고, 내 철학에 공감하는 사람만 남아요. 그리고 콘텐츠는 자석이에요. "나도 저 사람처럼 생각하고 일하고 싶다"라는 마음이 드는 사람을 끌어당겨요. 다시 같은 원리에요. 즉, 콘텐츠는 "미래의 이상적 자아"를 미리 보여주는 쇼케이스입니다. 그 쇼케이스에 끌린 사람에게 템플릿은 "그 미래를 지금 시작할 수 있는 도구"로 제안되는 거에요. 이미 내 사고방식에 공감하는 사람에게, 템플릿은 그 사고방식을 바로 실행할 수 있게 해주는 자연스러운 다음 단계일 뿐이에요. 구매를 강요할 필요가 없어지는 거에요.
그런데 여기에 역설이 하나 있어요. 콘텐츠로 사람을 모으려면, 콘텐츠가 순수해야 합니다. "이 강의 마감 임박!" 같은 문구가 들어가는 순간, 그 콘텐츠를 보는 사람은 "아, 이건 광고구나"라고 느끼고 공유를 안 해요. 공유가 안 되면 새로운 사람이 안 들어오고, 성장이 멈춰요.
그런데 콘텐츠에서 돈을 안 벌면 생활비가 없고, 생활비가 없으면 결국 콘텐츠에 세일즈를 섞게 됩니다.
이 역설을 풀려면, 콘텐츠 밖에서 생활비를 해결하는 수밖에 없어요. 토마스 프랭크에게는 유튜브 광고 수입이 있었고, Easlo에게는 초기에 다른 수입원이 있었어요. 한국의 상황으로 바꿔보면, 본업이나 프리랜서 수입이 있는 상태에서 콘텐츠를 시작해야 한다는 겁니다. 콘텐츠에서 당장 먹고살아야 하면, 콘텐츠가 광고판이 돼요. 광고판에는 사람이 안 모여요.
이건 조각 창업에서 반복적으로 관찰되는 패턴이에요. "가격과 포장이 없는 게 문제"라고 했는데, 그 이전에 "콘텐츠에서 당장 돈을 벌어야 한다는 압력"이 사업 설계를 왜곡하는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어요. 생존이 해결된 상태에서 콘텐츠를 시작하는 게, 이 시장에서 가장 과소평가되는 전제 조건입니다.
한국 시장은 같은 원리, 다른 제약입니다.
미국에서 잘 된 전략을 한국에 그대로 가져오면 안 돼요. 파이의 크기가 다르니까요.

한국이 Notion 전체 트래픽에서 약 12%를 차지하는 세계 2위 시장이긴 한데, 영어권 전체와 비교하면 규모가 완전히 달라요. 이 차이가 만드는 가장 큰 제약은 가격이에요. 미국에서 129달러가 "적당하다"고 느껴지는 시장과, 한국에서 17만 원이 "비싸다"고 느껴지는 시장은 같은 방식으로 접근할 수 없어요.
한국에서 노션 템플릿 하나에 10만 원 이상 받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대신 "이 시스템을 배우는 코스"라고 포장하거나, “모든 것을 담아놨어요”라고 하면 10만~25만 원까지 수용이 됩니다. 같은 내용인데 제형을 바꾸는 것만으로 가격 저항이 극적으로 달라지는 거에요. "알려줌"에서 "같이"로 그릇을 바꾸면, 같은 원두가 10배의 가격을 받을 수 있는 겁니다.
그렇기에 한국 시장에서 조각 유형별 시작 방법도 달라져야 해요.
Know가 강한 사람은 스티비나 메일리 같은 플랫폼에서 뉴스레터를 운영하면서 전문성을 보여주고, 지식 판매 코스로 연결하는 퍼널이 한국에서 가장 검증된 Know형 경로입니다. 뉴스레터에서 "이 사람 진짜 아는 사람이다"라는 인식이 쌓이면, 코스 출시 때 구독자 기반이 첫 구매층이 됩니다.
Make가 강한 사람은 숏폼 콘텐츠 플랫폼에서 짧은 데모 영상이나 방법에 대해 올리면서 시각적으로 끌어당기는 전략이 유효해요. 한국 소비자의 디자인 감수성이 세계적으로도 높은 편이라, Make형에게 한국은 나쁘지 않은 시장이에요. 대신 "예쁘기만 한" 템플릿은 한국에서 더 빨리 걸러져요. 기능적 완성도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Do가 강한 사람은 크몽에서 1.9만~4.9만 원대 템플릿을 꾸준히 올리면서 어떤 카테고리에서 반응이 오는지를 테스트하는 게 첫 단계에요. 크몽 자체의 검색 트래픽이 있어서 초기 고객을 찾기 좋아요.
한국 시장에서 모든 유형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생존 법칙이 하나 있어요. 영어권은 시장이 넓어서, 어설픈 템플릿이라도 아직 여러분을 모르는 새로운 고객이 유입될 수 있어요. 한국은 좁아요. 한번 "저 사람 별로더라"라는 인식이 생기면, 그 소문은 빠르게 퍼지고 다시 찾아올 고객이 사라져요. 첫 제품부터 디테일에 집착해야 해요.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한국 소비자의 기준점은 전 세계 어디보다 높은 편입니다. 이건 제약이기도 하지만 기회이기도 해요. 한국 시장에서 통과한 품질은, 그대로 영어권으로 가져가도 경쟁력이 있다는 뜻이니까요.
이 시장의 다음 국면은 AI라는 변수입니다.

이 시장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변수가 하나 있어요.
Notion이 2025년에 AI 기반 워크플로우 기능을 대폭 강화했고, 2026년 현재는 "내 업무 흐름을 설명하면 AI가 노션 페이지를 만들어주는" 기능이 실제로 작동하고 있어요. 매주 할 일을 정리하는 플래너, 기본적인 프로젝트 관리 보드, 독서 노트 같은 단순한 템플릿은 AI가 사용자 맞춤으로 실시간 생성하는 시대가 이미 와 있습니다.
그러면 이 시장은 어떻게 될까요?
AI가 단순 레이아웃 템플릿을 대체하는 건 배제할 수 없어요. 이미 일어나고 있습니다. "주간 플래너 만들어줘"라고 말하면 AI가 즉시 만들어주는데, 이 수준의 템플릿에 돈을 내는 사람은 줄어들 겁니다. 단순한 레이아웃 디자인에만 기대는 Make형의 저가 제품군이 가장 먼저 압력을 받아요.
Canva가 디자이너를 대체하지 못한 선례가 있어요. Canva가 등장했을 때도 "이제 그래픽 디자이너가 필요 없어진다"는 말이 돌았지만, 실제로 일어난 건 그래픽 디자이너 시장의 양극화였어요. 단순 작업은 Canva가 흡수했지만, 고급 디자인의 가치는 오히려 올라갔습니다. 노션 템플릿 시장에서도 비슷한 양극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요. AI가 기본 템플릿을 만들어줄수록, "전문가가 설계한 시스템"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부각되는 구조가 될 수 있습니다.
토마스 프랭크의 10년치 생산성 연구를 AI가 요약할 수는 있지만, 300만 명이 저 사람한테 느끼는 신뢰를 AI가 복제할 수는 없어요. 마리 풀랭의 ADHD 경험에서 나온 시스템 설계를 AI가 흉내낼 수는 있지만, 코스 수료생들 사이의 유대를 AI가 만들 수는 없어요.
그렇기에 Know 조각과 Solve 조각이 깊은 크리에이터들의 매출이 오히려 증가할 가능성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합니다. AI가 진입 장벽을 낮추면 시장 자체가 커지고, 커진 시장에서 "진짜 전문가"에 대한 수요가 함께 커지는 패턴이거든요.
이건 결국 조각의 문제로 돌아옵니다. Know 조각과 Solve 조각이 깊은 사람은 살아남고, 단순한 레이아웃 디자인에만 기대는 사람은 위험해져요. 이 시장에서 길게 가려면, 템플릿이라는 그릇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기는 지식과 철학의 깊이에 투자해야 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AI 시대의 진짜 승자가 누구인지 보이기 시작해요. "미래의 이상적 자아를 산다"는 이 시장의 근본 심리를 AI가 대체할 수 있을까요? AI는 파일을 만들어줄 수 있어요. 하지만 "이 사람처럼 되고 싶다"는 동일시의 대상이 될 수는 없어요. 사람은 AI가 만든 템플릿이 아니라, 특정 인물이 만든 시스템에 돈을 내는 거에요. 구매의 대상이 파일이 아니라 정체성인 한, 이 시장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세계에 투영하는 나의 정체성이 무뎌지면 안됩니다.
파일을 파는 사람은 밀리고, 플랫폼을 만드는 사람은 올라갑니다.
AI가 파일은 대체하지만 플랫폼은 대체 못 한다는 이야기를 좀 더 밀어볼게요.
이 시장의 진짜 승자는 "플랫폼 위의 플랫폼"을 만드는 사람이에요. Notion이라는 플랫폼 위에서, 자기만의 방법론과 커뮤니티라는 또 다른 플랫폼을 구축하는 사람인거죠.

토마스 프랭크의 'Ultimate Brain'은 노션 안에서 돌아가는 하나의 운영체제(OS, Operating System)에요. 이걸 쓰는 사람들은 "노션 사용자"가 아니라 "Ultimate Brain 사용자"가 됩니다.
마리 풀랭의 'Notion Mastery'는 노션을 매개로 한 교육 플랫폼이에요. 수료생 커뮤니티가 코스의 가치를 높이고, 커뮤니티의 유대가 다음 기수의 판매를 만들어내는 순환 구조입니다.
어거스트 브레들리의 PPV는 노션에서 작동하지만, PPV 방법론 자체는 노션에 종속되지 않아요. 노션이 사라져도 PPV는 다른 도구에서 구현될 수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노션이 사라져도 살아남을 수 있어요. 이들의 진짜 자산은 파일이 아니라 그 위에 쌓인 신뢰와 관계이니까요. 그리고 이건 AI가 만들어줄 수 없는 것들이에요. AI가 Ultimate Brain과 똑같은 기능의 템플릿을 만들어줄 수는 있지만, "토마스 프랭크가 10년간 검증한 시스템"이라는 위상을 복제할 수는 없어요.
결국 "미래의 이상적 자아를 산다"는 이 시장의 근본 원리가 다시 돌아옵니다. AI 시대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미래의 이상적 자아를 살 거에요. 다만 그 구매의 대상이 "파일"에서 "사람과 커뮤니티와 방법론"으로 이동할 뿐이에요. 파일을 파는 사람은 AI에게 밀리고, 플랫폼을 만드는 사람은 AI 위에서 더 높이 올라갑니다.
이 시장을 오래 관찰하면서 발견한 것들을 두 가지 남겨요.
이 시장에서 가장 과소평가되는 능력은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쉽게 번역하는 능력"이에요.
여러분이 머릿속에서 자연스럽게 하는 것을, 그걸 못 하는 사람이 따라 할 수 있게 풀어쓰는 능력인거죠. 상편에서 이야기한 "전문가의 저주"가 여기서 다시 등장합니다. 전문가는 종종 자기에게 너무 당연한 것이 초보자에게는 거대한 장벽이라는 사실을 잊어요.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돌릴 때 머릿속에서 자연스럽게 우선순위가 정해지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어떤 기준으로 우선순위를 정하는가"를 말로 설명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요. 그런데 바로 그 설명이 템플릿의 핵심 가치가 됩니다.
이 번역을 잘하는 사람이 이 시장에서 가장 오래 살아남아요. 그리고 이 번역 능력은 Know, Do, Make, Solve 어떤 조각이든 위에 얹히는 메타 능력이에요. 조각이 뭘 할 수 있는지를 결정한다면, 번역 능력은 그 조각이 얼마나 잘 팔리는지를 결정합니다.
"홈쇼핑처럼 뭔가 많이 주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과 "실용적인 단순함"을 동시에 설계해야 해요.
상편에서 홈쇼핑 비유를 들었던 것, 기억하시죠. 여러분의 고객은 "이 가격에 이렇게 많은 걸 얻었다"고 느껴야 구매를 정당화하지만, 실제 사용할 때는 핵심 기능 두세 개만 쓸 거에요. 50개의 버튼이 보이지만 "오늘 할 일"을 확인하는 건 1분이면 되는 구조인거죠.
이 이중성을 이해 못 하면, 전문가는 너무 단순한 제품을 만들어서 안 팔리고, 비전문가는 너무 복잡한 제품을 만들어서 안 쓰이게 됩니다. 이건 다시 "미래의 이상적 자아를 산다"는 원리와 연결돼요. 구매의 순간에는 뭔가 많이 구매한다는 느낌을 주는 구성품의 풍성함이 "이만큼 유능해질 수 있다"는 상상을 자극하고, 사용의 순간에는 단순함이 "나도 할 수 있다"는 안도를 줘야 합니다.
여러분이 매일 쓰고 있는 도구가 있을 거에요. 노션이든, 스프레드시트든, 다른 무엇이든. 그리고 그 도구를 여러분만의 방식으로 세팅하면서, 주변 사람들이 "그거 어떻게 해?"라고 물어본 적이 한 번쯤은 있을 거에요.
그 질문이 이 시장의 시작입니다. 여러분의 머릿속에 있는 시스템을 밖으로 꺼내서, 다른 사람의 혼돈을 정리해주는 구조로 바꾸는 것이죠. 그 구조를 만드는 방법이 조각마다 다르고, 결마다 다르고, 제형마다 다르고, 시장마다 다를 뿐입니다.
그리고 그 모든 차이의 바닥에는 하나의 동일한 원리가 있어요. 사람은 파일을 사는 게 아니라, 미래의 이상적인 자기 자신을 사는 겁니다. 여러분의 조각은 어떤 미래를 보여줄 수 있고, 여러분의 결은 그 미래를 어떤 형태의 사업으로 만들라고 가리키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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