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나만의 창업 커뮤니티 · 4편

이직? 아니면 창업? 일단 자기계발은 답이 아닙니다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 사이의 국민 고민을 뜯어 봅니다. 자기계발은 이제 작동하지 않습니다. 공부는 그만, 실행입니다.

르코&렉스14분 분량

이직? 아니면 창업? 일단 자기계발은 답이 아닙니다

이직해? 아니면 이참에 창업?

고민스럽습니다. 일단 질문을 좀 뜯어 볼게요. 회사는 잘하는 일에 가깝죠. 그래도 오래 했으니까요. 창업은 보통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시작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고민은 결국, “좋아하는 일을 해야할까? 잘하는 일을 해야할까?”와 같습니다.

퇴사 직전에 가 있는 사람, 일단 (퇴사)질러 놓고 쉬면서 찾아보자 하는 사람, 오래 다닐 생각도 없었는데 마침 회사가 어려워져서 불가피하게 퇴사하고 갭이어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 창업은 했지만 쉽지 않아서 회사로 리턴을 고민하는 사람 등등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이 고민을 해봤거나, 하는 사람이 옆에 있거나 둘 중 하나일 것입니다.

저는 이걸 “국민 고민”이라고 부르는데요. 5천 만이 질문하고 있다는 건 누구도 답을 내리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진짜 어려운 고민이라 그런 걸까요?

이 고민을 끝내보기로 해요.

당신 탓이 아닙니다. 뿌리깊은 고민의 기원이 있습니다.

거대한 사회적 현상은 대체로 경제 성장율과 연동되어 있죠. 1990년대 초 10%에 육박하던 경제 성장률이 10년 째 2%대 입니다. 장기적인 저성장 국면입니다.

성장률이 높을 때는 답이 정해져 있습니다. 회사가 시키는 대로 하면 됩니다. 경제가 매년 10%씩 커지니까, 그 파도를 타면 모두가 성장했습니다. 심지어 직장 동료와 술 마셔도 때되면 승진하고, 부장님이랑 등산가면 연봉도 오릅니다. 휴가 대신 야유회를 가도 번아웃 한번 오지 않고요.

그런데 성장률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주말에 등산 안가고 직무 자격증 공부하러 다니던 최대리는 과장 승진하고, 퇴근 후 술자리 뿌리치고 영어 학원 가던 박대리는 외국계 회사로 연봉 올려서 이직합니다. 우리가 남이가 으쌰으쌰하던 회사가 갑자기 각자도생하며 경쟁하기 시작하죠.

명목임금상승률(파란선) vs 소비자물가상승률(빨간선) 비교 그래프. 1990년대에는 월급이 물가보다 10% 이상 더 올랐기 때문에 '저축을 통한 자산 형성'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2022~2023년은 오히려 물가가 더 많이 올라 내 주머니의 돈이 실질적으로 줄어든 '임금 없는 성장'의 시대입니다 [출처: 통계청(KOSIS) 「소비자물가조사」 및 고용노동부 「사업체노동력조사」 각 연도별 자료]

내 월급 오르는 거랑 물가 오르는 거랑 딱 붙었습니다. 쉽게 말해, 남는 남는 거 없이 장사하고 있는 셈이죠. 코로나때는 밑지는 장사까지 하면서, 이러한 흐름이 반복되자 사람들은 두 가지 생각을 동시에 하게 됩니다.

갓생과 현생입니다.

[출처: q.q_duck]

불안하니 성장은 해야겠는데 노오력 해봐야 내 집 하나 못사니까 현생이나 살기로 합니다. 내 집 마련의 꿈이 사라지자 나를 위한 소비가 시작됩니다. 퇴근 후에도 자기계발하며 갓생을 살고, 주말에는 취향계발을 위해 호캉스와 맛집 투어 다니면서 현생을 삽니다.

“불안하지만 일단 즐기자.”

갓생과 현생이 공존하는 모순이 시작됩니다. 하루에도 서너번 아예 다른 감정이 충돌하면 자연스레 뭘 찾게 되는 지 아시나요? 내 정체성입니다. 이때 처음으로 사람들은 자신에게 질문하기 시작합니다.

“나는 뭘 좋아하는 걸까? 나는 뭘 잘한다고 말할수 있을까?”

평생직장 시절엔 이 질문이 필요 없습니다. 점심엔 과장님 주문하는 거 통일해서 먹는 거고, 회사에서 때 되면 연수원 보내서 공부시켜주고, 쓸모가 많은 인력은 대학원(위탁 연수원) 보내서 앞으로 회사에 필요한 거 배워 오라고 했습니다. 근데 이제 각자 알아서 하라고…

불안하다 보니 부족한 걸 찾아내서 공부하려는 것입니다. 즐기려고 보니 좋아하는 게 뭔지 알아내서 거기에 돈을 쓰려고 하는 것입니다.

고민이 깊어지면 친구에게 털어놓습니다. 남는 거 없이 장사하는 건 매 한가지인 그 친구가 맞장구를 칩니다. 친구는 집으로 가면서 생각합니다. “요즘 다들 비슷하구나. 나만 그런 게 아니였어.” 그리고 인스타 스토리에 올립니다. 이때 눈치 빠른 미디어가 나서서 입에 착착 감기는 바이럴성 문장을 만들어 줍니다. 이분법 질문으로요.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할 것만 같죠.

둘은 고르는 게 아니예요. 좋아하면 잘하게 되는, 원인과 결과입니다.

오늘날 대부분의 사회적 문제나 관념은 이 메커니즘으로 자리 잡습니다.

경제 위기와 같은 거시적 변화가 → 경제적 약자인 청년세대에게 영향을 끼치면 → 친구에게 고민을 털어놓게 되고 → 나만 그런게 아니라는 안도감에 다들 하는 “요즘 고민”이라 안도하게 되고 → 위로 받기 위해 SNS나 커뮤니티에 올리면 → 미디어나 위로 전문 작가들이 낚아채서 해상도 높은 이분법 언어를 제공하면 → 바이럴이 되면서 → “국민 고민”이 됩니다.

"지도 없는 항해를 시작한 당신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까, 아니면 잘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까?"

드라마 [스타트업]

"잘하는 일은 당신을 먹여 살리지만, 좋아하는 일은 당신을 살게 합니다. 두 가지가 일치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우리에겐 두 가지 삶 모두가 필요하니까요.”

김영하 작가

“남들이 세운 기준 말고, 내 마음의 허기를 채우는 일을 찾고 싶었어. 그게 잘하는 일이 아니어도 상관없어.”

영화 [리틀 포레스트]

뇌는 갈등 상태가 되면 에너지가 소모되기 때문에 빠르게 해결책을 찾으려고 합니다. 그때마다 이 질문을 소환하면, 뇌는 ‘다들 그래’라는 안전한 결론을 내리고 에너지를 다시 꺼버립니다.

이쪽과 저쪽 둘다 두려울 때 사람들은 이분법 질문을 만듭니다. 질문 속에 머물러 있으면 고민을 해보고 있다는 사실에 그나마 안심이 되니까요.

일단 이분법 질문에서 벗어나는 게 먼저

“회사를 계속 다녀야 할까, 나가서 창업해야 할까?”

직장과 창업 사이에는 101가지 돈버는 법이 있고 워크와 라이프 사이에는 행복한 워커홀릭도 있고 불행한 금수저도 있으며 선과 악 사이에는 위선도 있고 필요악도 있습니다. 왜 우리는 선택지를 이것 아니면 저거로 두려고 할까요?

집단사회는 다양성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51:49는 자본주의의 진리죠. 캐스팅보트 2가 100을 획정함으로써 49의 가능성을 몰아내는 시스템입니다. 집단은 하나의 “시스템"을 지향하고 개인은 80억개의 “나다움"을 원합니다.

따라서 기득권이 만들어 준 선택지 두 개로 내 미래를 계획하는 것은 나다움과 그로인한 무한한 가능성을 단 두 개로 제약하는 것과 같습니다.

”생과 사"의 선택지만 있었던 호모사피엔스나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였던 햄릿이나 “좋아하는 일을 해야할지 잘하는 일을 해야할지”, "회사에 남을건지 나가서 내 꺼 할건지" 고민하는 우리는 30만년간 이분법적으로 사고하도록 진화했습니다. 본능적인 행동입니다.

현대인은 숨만 쉰다고 살아있다 여기지 않으며 수렵-채취사회에서 일어나는 죽음의 위협도 없습니다. 살아야 할 인간다운 이유를 찾기 위해 이분법 질문을 멈추세요(a.k.a 본능을 제어하세요). 우리가 해야할 일은, 공고한 두 가지 선택지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는 질문을 던져 “나만의 경로”를 찾아내는 것입니다. 자기 이해가 없이 출항한 배는 잘 되도 문제, 안 되도 문제입니다. 0에서 1을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1”, 나의 과거입니다.

내 과거는 앞으로 내가 뭘 해야할지, 뭘 했을 때 가장 좋은 성과를 낼지 알고 있습니다. “-1”에서 유효한 것들을 길어내는 질문을 던진다면 나에게는 숨 쉬듯 당연해서 재능인지도 몰랐던 걸 발굴할수 있습니다.

이런 사잇 질문을 던지면 찾을 수 있어요.

“지난 1년 동안, 생존(식비/월세/교통비)을 제외하고 가장 큰돈을 쓴 '품목'이나 '경험'은 무엇인가요?”

내가 고관여하고 있는 게 뭔지 물어 보세요. 사람들은 3만 원짜리 티셔츠는 고민 없이 사지만, 200만원짜리 장비는 엄청난 검색과 비교 끝에 삽니다. 큰 돈을 쓰는 분야가 한 곳에 집중되어 있다면? 좋아하는 거고, 그걸 오랫동안 다뤄왔다면 잘하겠지요.

“유튜브/인스타그램 '저장됨' 목록이나 '시청 기록'을 열어보세요. 어떤 주제의 영상이 가장 많나요?”

이 질문으로 하지 않고는 못베기는 걸 찾을 수 있습니다. 머리로는 "영어 공부해야지"라고 생각하지만, 손가락은 "연예인 사복 패션"을 누르고 있을 수 있습니다. 내가 생각지 못한 비즈니스는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것'에서 나옵니다.

예를 들어, 다이어리에 스티커 오차 없이 붙이려고 핀셋으로 1시간 끙끙대고 있다면 다꾸(다이어리 꾸미기) 장인이 될 수 있습니다. 맛집 지도 지역별/음식별로 변태같이 정리해뒀다면, ‘데이트에 실패 없는 맛집 리스트', ‘회사에서 이쁨받는 직장인 회식 리스트 찾는 방법론’ 를 몇 천원에서 만 원대에 팔 수 있습니다. 아이폰 홈 화면 아이콘 깔맞춤하느라 밤새고 있다면, 디지털 위젯/테마 판매자가 될 수 있습니다.

“과거에 당신을 가장 괴롭혔던, 혹은 지금도 해결하려고 애쓰고 있는 '개인적인 고통'은 무엇인가요?”

내가 잘 알고 있는 문제점이야 말로 돈을 벌 수 있는 프로덕트를 디벨롭할 수 있는 기반입니다. 많은 창업가들이 자신의 불편에서 시작해서 자신과 비슷한 연령대의 타겟을 대상으로 사업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20대 초반 창업가가 시니어 사업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죠. 그 이유는 자신과 유사한 사람들의 고통과 욕망을 가장 잘 아니까 그런 거겠지요. 물론 나처럼 고통받고 불편한 사람이 많을수록 시장이 크다고 볼수 있습니다.

고객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와 나의 경험이 일치한다면 "나도 저랬는데.."라는 공감대가 만들어지면서 강하게 끌어당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솔직할수록 팬덤이 커집니다. 3초 만에 무너지는 유리 멘탈, 악필, 만성적인 뱃살, 좁은 방 인테리어, 발표 공포증, 매달 텅장이 되는 소비 습관 등 사사로울수록 공감의 깊이는 깊어질 것입니다.

“그 고통을 줄이기 위해 시도했던 '나만의 꼼수'나 '야매 해결법'은 무엇이었나요?”

거창한 성공담을 찾아내려고 애쓰지 말고 꼼수를 찾으세요. 이것이 나만의 매력을 증폭시키고, 나만의 방법론으로 이어집니다. 예를들어, 퇴사하고 싶을 때마다 '퇴사 짤' 저장하고 비상금 통장에 1만 원씩 넣었다면, 나만의 돈 모으기까지 하는 멘탈 관리법이 됩니다. 소개팅 실패 원인을 엑셀로 분석해서 패턴을 찾아낸 경험이 있다면 연애 컨설팅 자료가 됩니다. 발표 울렁증 때문에 오프닝 멘트만 100번 연습한적이 있나요? 이때 입을 풀기 위해서 집에서 만든 유자차에 홍차를 섞어서 마셨다면, 나만의 발표 공포증 극복 매뉴얼이 될 수 있습니다.

“친구나 동료들이 "야, 너 이건 진짜 기가 막히게 잘한다"라며 물어보는 사소한 팁이 있나요?”

"너 사진 색감 미쳤다, 보정 뭘로 해?", "너희 집은 좁은데 왜 이렇게 넓어 보여?", "너는 비행기 표 싸게 끊는 귀신이다.” 등등 친구들이 밥 사주면서 물어보는 그 질문이 바로 나의 창업 아이템입니다.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밤을 새우거나, 3시간 이상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파고들었던 활동이 있나요?”

좋아하는 일도 잘하는 일도 모두 내 행동의 총합의 결과입니다. 만약 이 질문을 받고 퍼뜩 떠오르는 게 있다면 그게 당신이 좋아하면서도 잘하는 일입니다. 남들이 "그걸 도대체 왜 해?"라고 묻는다면, 그건 대체 불가능한 능력을 가졌다는 의미입니다. 광기는 재능의 다른 이름입니다. 남들이 “너 엄청 비효율적으로 사는구나”라고 한다면, 그건 대체 불가능한 매력을 가졌다는 의미입니다. 비효율은 낭만의 다른 이름이고요. 당신이 숨 쉬듯 당연하게 해온 그 '비효율적인 집착'이 누군가에게는 돈을 주고서라도 사고 싶은 '대체 불가능한 해답'이 됩니다.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밤을 새우거나, 3시간 이상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파고들었던 활동이 있나요?”라는 질문에 이런 댓글이 달렸습니다.

남들이 뜯어 말리고 가성비 안나오는 데도 굳이 하는 일은 좋아서 하는 게 맞습니다. 그리고 그걸 계속하면 반드시 잘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건 흑과 백이 아니라 원인과 결과입니다.

좋아함 + 계속함 = 잘함

우리는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게 뭔지 알고 있어요. 그걸 못 찾아서가 아니라 진짜 고민은 좋아함과 잘함에 있는 게 아니라 계속함에 있습니다. 이거죠.

“계속했는데 그 길이 아니면 어떡해..”

디자인 학교에서의 일입니다.

공대를 다니다가 자퇴하고 디자인 학교로 입학했습니다. 미술을 배운적 없는 저는 드로잉에 자신이 없어서 주눅든 채 몇 주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계속 다녀도 되는 걸까? 잘못 온 거 아닐까?” 싶었죠. 그무렵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사건이 있습니다.

강의실로 향하고 있었어요. 같은 반의 2살 위 누나가 제 앞을 가로막더니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 “너는 대체 어떤 탤런트가 있어서 여기에 합격했니?”라고 묻습니다. 너무 당황한 저는 아무말도 못하고 얼어 붙었죠.

영국에서 패션을 전공한 분이셨는데 해외에서는 이런 게 자연스러운가 싶어서 의아했다가 점차 화가 나기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인정했습니다. 스스로에게 던지고 있던 질문이었으니까요. 그러다가 이내, 잘못 왔나 싶었던 이 학교를 다닐 명분을 찾았죠. “증명할테다.”

학교 수업이 반복되면서 저뿐만 아니라 모두가 겪는 문제 하나를 발견했어요. 그 문제는 개개인의 실력과 별개로 과제의 퀄리티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었습니다.

그림에 소질없던 저는, 이 문제를 해결하면 학점을 잘 받을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물론 그때는 이렇게 전략적으로 생각한 건 아니었고 직감적으로 “내가 할수 있는 방법이 뭘까, 그래서 어떻게 코를 납작하게 해줄까?” 정도.

수업을 마치면 다음주 수업까지 168시간이 주어져요. 그러면 대개는 본인이 하고 싶고 남들과 다른 주제를 찾느라 160시간을 씁니다. 그리곤 시간에 쫓겨서 결정한 주제로 수업 전날에 예닐곱 시간의 밤샘 작업을 하는 식이죠.

그럼 주제를 빨리 정할수록 작업에 시간을 더 많이 쓸수 있게 됩니다. 실력이 달리니 탤런트 싸움이 아니라 시간관리 싸움을 해보자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원칙을 세웠습니다.

  1. 수업이 끝나자마자 1시간 이내 주제를 정할 것

  2. 해당 수업 4일 전에 무조건 과제를 끝낼 것

  3. 잘하려고 하지말고 끝내려고 할 것

책상에 써붙여놓고 학기 내내 지켰고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학교를 다닐 수 있었습니다. 당시 선을 자유자재로 못 그으니 수만 개의 점을 찍어서 그림을 그렸고 처음으로 칭찬과 함께 좋은 점수를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시간이 많아서 할수 있죠. 그리고 몇 년뒤 동기 모임에서 그 누나를 찾아가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도 할수 있었습니다.

궁사가 10점 과녁을 맞히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1. 수백만 발을 쏴본다.

  2. 활을 쏘고 과녁을 그린다.

수만 명이 하나의 과녁에 쏘기 vs 나만의 벽에 활 쏘고 과녁 그리기

1번은 시간의 세례가 필요한 일, 단기간에 극복할 수 없었기 때문에 2번을 한번 해본 것인데요. 당시에 “선택지에 답은 없다. 빨리 결정하고 답으로 만들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활을 쏜 뒤에 과녁을 그리면 10점일수 밖에 없습니다. 일정한 간격으로 그럴싸한 원을 그리는 것도 중요하겠지만요.

사람들은 실행보다 선택에 훨씬 많은 시간을 씁니다.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과잉 시뮬레이션을 하는 것입니다.

어떤 일(A)에 대해서는 수백만 발을 쏘는 반복적인 훈련을 하고 또 어떤 일(B)에 대해서는 활을 쏘고 과녁을 그려보는 선택도 합니다. 이 둘을 다르게 봤죠. 근데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됐습니다. “B를 많이 해봤기 때문에 A를 찾은 것이구나.”

자고 일어나면 경제가 10%씩 성장하던 시대에 성공한 어른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을 하곤 합니다. 공허하기 짝이 없죠. “인간(자연)은 1%의 오류가 있기 때문에 살아있는 것이다.” 산책하다 들은 과학 팟캐스트에서 제 귀를 잡아 끈 문장입니다. 45억 년의 진리, 오류가 있어야 생존할수 있습니다.

완벽하게 옳은 선택은 없고 방법론(A or B)도 완전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아 갑니다. 진리가 있다면 불완전했던 과거의 경험들이(-1), 나의 준거틀을 만들었고 그것에 의지하며 결정을 쌓아갈 것이라는 사실 뿐입니다.

활을 쏘고 과녁을 그려보세요. 정답은 아닐수 있지만 선택을 미루는 오답보다 좋을 것입니다.

공부로 도망치지 마세요. 자기계발은 이제 작동하지 않습니다.

가만있으면 중간은 가던 게 부모님 세대고, 가만 있으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하던 게 불과 얼마 전, 가만 있으면 나만 뒤쳐진다는 느낌을 이제는 받습니다.

그래서 너도나도 공부를 시작합니다. 베이비 부머가 밥벌이 외에 나머지를 몽땅 자식 공부시키는 데 올인한 결과, 대한민국이 반세기만에 최빈국에서 선진국이라는 아웃풋이 나와 버렸습니다. 아는 것이 힘, 공부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DNA에 박혀 있습니다.

IMF이후 자기계발 광풍이 불었고 지금까지도 대한민국 직장인은 자기계발(=공부)을 미덕으로 여깁니다. 영어 공부는 부동의 1순위, 최근에는 AI 공부 열풍이 불고 있죠. 근데 A를 공부를 해서 가고 싶은 B는 어디인가요? A와 B가 인과로 연결되어 있지 않다면, 불안해서 공부로 도망치고 있는 것입니다.

자기계발 시장은 방향과 목적지를 몰라서 불안한 사람들에게 위로와 동기부여라는 '심리적 안도감'을 파는 거대한 콘텐츠 시장입니다. 근데 이제 세 가지 이유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첫째, 컨베이어 벨트가 없습니다.

자기계발은 검증된 성장 로드맵(승진, 보상 체계)이 있을 때 유효합니다. 그 로드맵이 바로 한강의 기적을 만든 “수능→스카이→대기업→정년퇴직” 컨베이어 벨트입니다.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는 책상에 앉아서 공부만 해도 목적지로 이동할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사람들은 인풋만으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성실한 노력이 아니라 정확한 노력을 해야합니다. 아웃풋을 위한, 아웃풋이 나오는 인풋을 해야할 때입니다.

둘째, 노력 인플레이션입니다.

자기계발은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면, 시장이 나를 더 비싸게 사줄 것"이라는 전제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공식이 깨졌습니다. 모두가 아침에 일어나고, 영어를 하고, 독서를 합니다. 상향 평준화된 스펙은 또 다른 평균입니다. 사람들은 이제 '공부 소비자'로 남는 것이 무용하다는 것을 감지했습니다.

셋째, 지식이 0원입니다.

10년을 공부해야 얻을 수 있었던 지적 전문성을 AI가 단 몇 초 만에 대체하면서, 공부 ROI가 급격히 떨어졌습니다. 당신이 잠자는 시간 아껴서 공부하는 지식의 가치가 0원이 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조금 더 극단적으로 말씀드리자면, 0원을 벌기 위한 공부에 수백 만원을 쓰고 있는 것입니다. AI x 0(공부) = 0입니다. 국가와 회사는 미래가 없는 컨베이어 벨트의 전원을 내리고 AI 사회로 전력질주 하고 있는데, 개인은 아직 자기계발을 하고 있습니다.

공부는 그만, 실행입니다. 어디를 향해 움직일 것인지 정하고 일단 걸음을 떼야 하죠. 근데 그 걸음을 떼서 회사 밖으로 나가면,

AX Scan 리포트 · 30개사 선착순 무료

글에서 본 방법을 우리 회사에 맞춰 보고 싶다면

공개된 회사 정보와 시장을 5일 정도 조사해 AX Scan 리포트를 만들고, 1:1 컨설팅에서 함께 읽어 드립니다. 신청하면 10일 안에 우리 회사만의 AX 프로젝트 플랜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