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각 창업 해부학 Vol.1:사힐 블룸(Sahil Bloom)의 SRB Holdings
어떤분은 주말동안 "나도 뉴스레터 써서 구독자 모으면 돈 벌 수 있겠지?"라고 생각하며, 메일리나 스티비 계정을 개설하고, 첫 번째 레터를 뭘쓰지 하며 고민하고 계신 분들이 있을 겁니다. 아마 유튜브나 EO 같은 채널에서 "콘텐츠로 월 천만 원 번 후기" 같은 영상도 한 열 개쯤 보셨겠죠.
그리고 그 영상들의 결론은 대부분 이걸 겁니다.
"구독자를 모아라. 그러면 스폰서(해외)가 붙고, 유료 구독(해외)이 생기고, 전자책(한국도 가능)이 팔린다."
괄호 친 것 처럼 반만 맞습니다. 구독자를 모으는 건 중요합니다. 하지만 뉴스레터나 콘텐츠 자체로 돈을 버는 것과 뉴스레터나 콘텐츠라는 매개체를 통해 사업을 만드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게임입니다. 전자는 월세방이고, 후자는 건물을 짓는 거예요.

오늘 해부할 사람은 이 차이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케이스입니다. 연 매출 1,000만 달러, 한화로 약 140억 원. 이 매출을 만든 사람은 직원이 수십 명인 스타트업 대표가 아닙니다. 뉴스레터를 쓰는 1인 크리에이터입니다. 이름은 사힐 블룸(Sahil Bloom)입니다. 현재 구독자 80만 명짜리 Curiosity Chronicle이라는 뉴스레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80만 명이라는 숫자가 아닙니다. 이 사람은 뉴스레터로 돈을 버는 게 아니에요. 뉴스레터는 돈을 벌기 위한 엔진의 한 부품 중 하나고, 진짜 쌓이는 돈은 완전히 다른 곳에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이 구조를 뜯어보면, 조각 창업이라는 게 실제로 어떤 형태로 작동하는지가 선명하게 보여요. 그리고, 이 구조를 제대로 해부해보려면, 먼저 이 사람이 어디서 어떻게 출발하게 되었는 지 이야기를 알아봐야합니다.
하버드 교수의 아들, 매사추세츠에서 가장 부유한 동네
많은 성공 사례 분석 글들이 교묘하게 빼먹는 게 하나 있습니다. 출발선이에요. "사힐 블룸은 트위터에 글을 쓰기 시작했고, 18개월 만에 50만 팔로워를 모았다"라고 하면 참 깔끔하죠? 마치 누구나 트위터만 열심히 하면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잖아요. 너무 납작하기에 저희는 그렇게 표현하지 않습니다.

사힐 블룸의 아버지는 데이비드 E. 블룸(David E. Bloom)이라는 사람입니다. 하버드 보건대학원의 경제학, 인구학 교수입니다. 학술 논문 250편 이상을 발표한 세계적인 연구자예요. 어머니 락슈미 레디 블룸(Lakshmi Reddy Bloom)은 인도 방갈로르 출신의 기업가이고요. 누나 소날리는 예일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 MBA를 취득했습니다. 소위 말하는 똑똑한 가문입니다.
그리고, 블룸이 자란 동네는 매사추세츠주 웨스턴(Weston)이에요. 이 동네의 중위 가구소득은 25만 달러 이상이고, 한화로 약 3억 5천만 원입니다. 가구의 63%가 연 소득 20만 달러를 넘기는, 매사추세츠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고, 미국 전체에서도 상위 100위권에 드는 곳입니다. 한국으로치면 삼청동, 가회동 일대의 찐 부자들의 부촌입니다.

이런 동네에서 자란 블룸은 야구 장학금으로 스탠퍼드 대학에 진학했고, 경제학과 사회학 전공 후 공공정책 석사까지 취득합니다. 학부 시절 학업 어드바이저가 누구였냐고요? 전 미국 국무장관 콘돌리자 라이스였습니다. 졸업 후에는 운용자산 35억 달러 규모의 사모펀드 알타몬트 캐피털 파트너스에서 7년간 일하며 부사장까지 올라갔어요.
여기서 잠깐 멈추겠습니다. 이 배경을 왜 이렇게 자세히 쓰느냐? 두 가지 이유가 있어요.
첫째, 이 사람의 성공 스토리를 "나도 SNS에 글 쓰면 되겠다"로 읽으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하버드 교수 아버지, 기업 운영하는 어머니, 미국 최상위 부촌에서의 성장, 스탠퍼드에서 사모펀드까지의 커리어. 대부분의 사람이 복제할 수 없는 초기 조건이에요. 이걸 무시하고 "나도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건, 솔직히 사기에 가깝습니다.
둘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람의 비즈니스 '구조'에서 추출할 수 있는 원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배경은 복제할 수 없지만, 구조는 복제할 수 있어요. 그리고 그 구조가 이 글의 진짜 주제입니다.
사모펀드 부사장이 트위터를 시작한 이유
2020년, 코로나가 터졌습니다. 주 70시간 이상 일하고, 출장을 다니던 사모펀드 부사장이 갑자기 집에 갇혔어요. 블룸은 이때 숏폼 텍스트 미디어인 트위터에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금융과 경제에 대한 짧은 타래였어요.
첫 번째 타래는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 시장에 빗댄 연준(Fed)의 통화정책 설명이었습니다. 500명이던 팔로워가 1,500명으로 뛰었어요. 블룸은 여기서 뭔가를 감지합니다. 복잡한 금융 개념을 이야기로 풀어쓰면 사람들이 미친 듯이 반응한다는 것을 알게 된거죠.

[리스펙트 인터뷰] 뉴닉 에디터 진&지지 '오늘의 뉴스력을 찾아서'
이후 18개월만에 50만 명을 넘겼습니다. 지금은 X에서만 100만명, 인스타그램에서는 60만 명, 뉴스레터에서는 80만 명을 달성했어요. 합산 도달 범위가 주당 수백만 명이 됩니다. 한국에서 이걸 실현하려면 시간도 시간이지만 돈도 많이 소모됩니다. 뉴닉이 뉴스레터 90만명되기까지 6년 반이 걸렸고, 수많은 직원들이 있었습니다.

르코&렉스의 <나만의 창업>커뮤니티에서 같이 실행할수 있는 렉스의 조각 창업론의 일부 발췌
여기서 블룸의 조각이 뭐였는지 뜯어볼게요. 저희가 만들어드리는 <나만의 창업 설계서>의 Know-Do-Make-Solve 프레임으로 보면 깔끔합니다.
Know(아는 것): 7년간의 사모펀드 경험에서 나온 금융, 투자 지식
Do(할 줄 아는 것): 복잡한 것을 쉬운 이야기로 바꾸는 능력
Make(만드는 것): 트위터 스레드라는 콘텐츠 포맷
Solve(푸는 것): "일반인이 금융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문제
그리고 블룸의 결도 선명해요. 하버드 교수 아버지와 인도 이민자 어머니 사이에서 자란 다문화 배경이 서사결이고, 매일 글을 쓰는 것에 대한 거의 병적인 일관성이 집착결입니다. 2021년 5월부터 2025년까지 약 600회 연속 발행하며, 단 한 번도 빠뜨리지 않았습니다. 휴일에도, 아플 때도, 아이가 태어난 날에도 말이죠. 제가 이걸 보고 든 생각은 역시 콘텐츠는 미리 많이 써놔야한다였습니다.
하지만 이건 스토리의 1층에 불과합니다. 진짜 이야기는 2층에서 시작돼요.
뉴스레터 월 매출 1억 원인데, 그 돈을 전액 '태웁니다’

블룸은 2021년 5월부터 Curiosity Chronicle이라는 뉴스레터를 시작합니다. 주 4회 발행을 하며, 이 뉴스레터의 월 매출은 약 7만 달러, 한화로 약 1억 원 정도입니다. 대부분 스폰서 광고 수익입니다. 월 1억이면 대단한 숫자 아니냐고요? 맞습니다. 축하 파티를 열어야 할 수준이죠. 그런데 블룸은 이 돈을 전액 뉴스레터 성장에 재투자합니다. 유료 구독자 확보 광고비, 콘텐츠 제작비, 운영비로 다시 쓰는 거예요. 월 1억짜리 매출이 비용 처리되는 겁니다.
왜 이런 행동을 하는걸까요?
뉴스레터 자체는 수익원이 아니라, 고객 획득 엔진(Customer Acquisition Engine)이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크리에이터는 콘텐츠 → 팔로워 → 상품 판매의 직선 경로를 탑니다. 강의를 만들고, 전자책을 팔고, 코칭을 팔아요. 그래서 콘텐츠 안에 늘 세일즈 메시지가 섞입니다. "이 강의 수강 신청 마감 D-3!" 이런 문구가 들어가는 순간, 콘텐츠의 순도가 떨어집니다. 순도가 떨어지면 자발적 공유가 줄고, 공유가 줄면 성장이 정체됩니다. 이 모든 걸 뛰어넘을만큼의 압도감을 주지 않는 이상요.
압도감을 주지 못하면, 악순환의 뫼비우스의 띠가 돌아갑니다. 팔려고 쓰면 안 팔리고, 순수하게 쓰면 조금 혹은 괜찮게 팔립니다. 그런데 순수하게 쓰려면 돈이 필요합니다. 돈이 필요하니까 팔려고 쓰고, 무한 루프에 돌게 됩니다.
블룸은 이 악순환을 구조적으로 차단한 겁니다. 어떻게? 간단합니다. 돈을 다른 데서 벌면 됩니다.
뉴스레터 80만 구독자의 페인포인트이자 해결하고 싶은 문제는 "복잡한 세상을 이해하고 싶은데 좋은 해석이 없다"였고, 블룸은 그 문제를 매주 4번 무료로 풀어줬어요. 공짜니까 자발적으로 공유하고, 공유되니까 구독자가 불어나고, 구독자가 불어나니까 그 위에 올릴 수 있는 사업의 규모도 커진 거예요. 콘텐츠가 세일즈 채널이 아니라 신뢰 자산이 된 겁니다.
"그런데 그럼 진짜 돈은 어디서 벌었냐고요?"
다음 챕터 읽어주세요.
아마존이 AWS를 만든 논리를 1인 크리에이터가 실행한 이야기

블룸이 콘텐츠 플랫폼을 성장시키면서 매달 돈을 쓰는 항목이 있었습니다. 디자인 서비스, 영상 편집 서비스, 뉴스레터 백엔드 운영 서비스 등, 크리에이터라면 누구나 쓰는 비용이죠. 주변에 좀 큰 단위로 크리에이터나 프리랜서 업무 하는 분들도 보면, 지금 매달 디자인 외주비, 편집 도구 구독료, 이것저것 나가고 있을 겁니다.
여기서 블룸의 사모펀드 DNA가 작동합니다. 보통 사람은 "이번 달도 외주비 나갔네, 아깝다" 하고 넘기잖아요? 블룸은 이렇게 생각했어요.
"내가 이 비용을 쓰고 있다면, 다른 크리에이터들도 똑같이 쓰고 있을 거다. 그러면 이 비용 항목 자체를 사업으로 만들면 되지 않나?"
아마존이 자사 클라우드 컴퓨팅에 쓰는 돈이 너무 커서 AWS(Amazon Web Services)를 만든 것과 완전히 같은 논리입니다. AWS는 지금 연 매출 800억 달러(한화 약 112조 원)가 넘어요. 아마존의 내부 비용이 세계 최대의 클라우드 비즈니스가 된 거입니다.
블룸은 이걸 1인 크리에이터 스케일에서 실행했습니다. 쪼갠 거예요. 디자인이 필요하니까 → 디자인 에이전시를 만들고, 영상 편집이 필요하니까 → 영상 제작사를 만들고, 뉴스레터 운영 인프라가 필요하니까 → 뉴스레터 백엔드 회사를 만들었어요. 단, 블룸이 직접 운영하는 게 아닙니다. 각 분야의 오퍼레이터(운영자)와 파트너십을 맺어서 사업을 공동 런칭하고, 블룸 자신은 그 사업의 첫 번째 고객이 됩니다.
이게 핵심입니다. 블룸은 자기 돈을 쓰면서 동시에 자기 돈을 벌고 있습니다. 디자인 비용으로 나간 돈은 블룸이 소유한 디자인 에이전시의 매출이 되고, 그 에이전시는 블룸 말고도 다른 크리에이터들에게 서비스를 팝니다. 비용이 매출로 변환되는 마술을 부렸죠.

르코&렉스의 <나만의 창업>커뮤니티에서 같이 실행할수 있는 렉스의 조각 창업론의 일부 발췌
여기서 제품과 가격 설계를 보면 더 재밌어요. 블룸이 만든 각 사업체는 전부 "해줌"(DFY, Done For You) 모델이에요. 고가 서비스 비즈니스입니다. 블룸 본인의 표현을 빌리면 "높은 단가의 서비스 비즈니스라 초기 투자금이 거의 필요 없고, 매일 언급할 필요도 없다. 리드 제너레이션은 기존 고객과 콘텐츠에서 자연스럽게 들어온다."
보이시나요? 콘텐츠는 무료(알려줌, DIY)로 뿌리고, 실제 사업은 고가의 "해줌"으로 수익을 만드는 구조예요. 가격 계단이 깔끔하게 설계되어 있는 겁니다.
이걸 저희 말로 번역하면, 제형(Formulation)이 다른 겁니다. 같은 정보를 어디에 담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는 원리. 뉴스레터에 담으면 무료 콘텐츠지만, 에이전시 서비스에 담으면 수천만 원짜리 상품이 되는 거예요.

르코&렉스의 <나만의 창업>커뮤니티에서 같이 실행할수 있는 렉스의 조각 창업론의 일부 발췌
그리고, 그 조각과 제형들을 연결시키면 여러가지 제품들이 나옵니다.
10개의 조각, 하나의 지주회사: 수익구조 해부
이렇게 만들어진 사업들이 모인 곳이 SRB Holdings입니다. 현재 10개의 돈 벌리는 사업체로 구성되어 있고, 합산 연 매출이 1,000만 달러(약 140억 원)를 넘었어요. SBloom Media Holdings(미디어), The Inflection(미디어 프로덕션), Paperboy Studios(콘텐츠 제작), SBloom Advisory(자문) 등이 있습니다.
SRB Ventures는 블룸의 플랫폼을 통해 좋은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10만~25만 달러(1.4억~3.5억 원)씩 시드 투자를 합니다. 투자 포트폴리오에는 유니콘 기업들도 포함되어 있어요.

그리고 2025년 2월, 첫 번째 책 “5 Types of Wealth”를 출간하고, 광고를 세게 돌렸습니다. 출간 즉시 뉴욕타임스, USA 투데이, 선데이 타임스 트리플 베스트셀러에 올랐어요. 11개월 만에 전 세계 40만 부 이상 판매, 35개국 이상에서 번역 출간. 누가 추천사를 썼냐고요? 애플 CEO 팀 쿡입니다. 참고로 블룸과 팀 쿡은 정기적으로 점심을 같이 하는 사이입니다. 워런 버핏, 레딧 공동창업자 알렉시스 오하니언과도 교류하고요.
다시 정리해볼게요. 블룸의 수익 구조 전체 맵입니다.
X 타래 글 → 뉴스레터(고객 획득 엔진, 월 1억 전액 재투자) → 자기가 쓰는 비용을 사업화(SRB Holdings, 10개 사업체, 연 140억) → 벤처 투자 펀드(SRB Ventures, 140억 규모) → 베스트셀러 책(40만 부) → 자문 및 강연. 하나의 콘텐츠 엔진에서 파생된 수익원이 최소 6개입니다.
이걸 르코&렉스의 마더콘텐츠라는 이론의 관점에서 보면 더 재밌습니다. 뉴스레터 600호가 쌓으면서 "나는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만드는 사람이다"라는 서사가 반복되고, 이 서사가 구독자를 끌어오고, 구독자가 SRB Holdings의 서비스를 쓰는 잠재 고객이 되고, 잠재 고객이 책을 사는 독자가 되고, 독자가 다시 구독자를 데려오는 끊어지지 않는 뫼비우스의 띠입니다. 이 6개가 서로 먹여 살리며 플라이휠이 돌아가는 거예요.
그래서 이 이야기가 나한테 뭔 상관이냐는 질문에 대하여
솔직히 말하면, 한국에서 뉴스레터로 80만 구독자를 모으는 건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시장 규모가 다르고, 이메일 문화가 다르고, 언어권의 크기가 다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독자분들은 하버드 교수 아버지도, 사모펀드 경력도, 팀 쿡과 밥 먹는 인맥도 없으실 거예요.
"스탠퍼드 나오고 사모펀드에서 7년 일한 사람의 이야기가 나한테 무슨 상관이냐"는 반응이 나오셨다면, 완전히 합리적이에요.
그래도 뺏어갈 수 있는 건 뺏어가야겠죠. 구조를 보고 인사이트를 빼앗어 가봅시다.
블룸이 한 일의 핵심은 경력이나 인맥도 있지만, "비용을 매출로 전환하는 사고방식"도 있습니다. 이건 스케일이 달라질 뿐,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논리예요. 그리고 블룸의 배경이 화려하기 때문에 오히려 구조가 더 선명하게 보입니다. 잡음이 없거든요. 자본이 충분하고, 네트워크가 탄탄하고, 시장이 큰 상태에서 실행한 전략이니까, 전략 자체의 순도가 높아요. 그 뼈대만 추출하면 다른 스케일에서도 작동합니다.
그리고 블룸의 구조를 한국의 제약 조건을 반영해서 실행할 수 있는 단계들을 만들어보면 이렇습니다.
당장 실행 가능한 4단계
Step 1. 내가 매달 돈을 쓰는 항목을 리스트업하세요.

르코&렉스의 <나만의 창업>커뮤니티에서 같이 실행할수 있는 질문지 일부 발췌
크리에이터든, 직장인이든, 프리랜서든 반드시 반복적으로 돈을 쓰는 곳이 있어요. 노션 템플릿 구매, 디자인 외주, 카드뉴스 제작, 뉴스레터 플랫폼 구독료, SNS 콘텐츠 기획 등 있습니다.
월 30만 원짜리 비용이라도, 같은 비용을 쓰는 사람이 100명이면 월 3,000만 원짜리 시장이에요. 블룸이 본 것도 이거예요. 자기 P&L(손익계산서)의 비용 라인을 하나씩 사업화한 것뿐입니다. 내가 지불하는 시장에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Step 2. "나만 쓰는 것"과 "나 같은 사람이 다 쓰는 것"을 구분하세요.

르코&렉스의 <나만의 창업>커뮤니티에서 같이 실행할수 있는 질문지 일부 발췌
후자가 사업 기회입니다. 이게 타겟 고객(Target Customer)을 정의하는 과정이에요. 블룸은 "나 같은 크리에이터가 다 쓰는 서비스"를 사업으로 만들었어요. 한국에서는 스케일이 다르지만, "나 같은 직장인이 다 겪는 문제", "나 같은 육아맘이 다 필요한 것"으로 바꾸면 같은 원리입니다.
Step 3. 직접 운영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기억하세요.
블룸도 10개 사업체의 일일 운영은 파트너에게 맡겼어요. 핵심 역할은 딱 두 가지. 첫 번째 고객이 되는 것, 그리고 유통 채널(콘텐츠)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블로그, 뉴스레터, SNS가 그 유통 채널이에요. 규모가 작아도 상관없습니다. 중요한 건 신뢰가 쌓이고 있느냐입니다.
Step 4. 로드맵을 가지세요. 꼭이요.
블룸은 처음부터 10개 사업체를 만든 게 아니에요. 순서가 있었습니다.

르코&렉스의 <나만의 창업>커뮤니티에서 같이 실행할수 있는 질문지 일부 발췌
Phase 1 (생존): 트위터에 긴 타래글 쓰기. 매일 글을 쓰며 신뢰를 쌓는 시기.
Phase 2 (시스템화): 뉴스레터 런칭하기. 콘텐츠를 시스템으로 만드는 시기.
Phase 3 (확장): SRB Holdings만들기. 비용을 사업으로 전환하는 시기.
여기까지 약 3년이 걸렸습니다. 각 단계에서 검증된 것을 바탕으로 다음 단계를 쌓아 올린 거예요. 콘텐츠로 신뢰를 쌓고, 신뢰를 사업으로 전환하고, 사업을 시스템으로 만들고, 시스템을 확장한 순서인거죠.
이 순서를 무시하고 Phase 1도 없이 Phase 3을 하겠다? 그건 1층 없이 3층을 올리겠다는 소리예요. 망한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과정에서 매일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거예요
블룸의 케이스를 보면 깔끔해 보입니다. 트위터 → 뉴스레터 → 사업화 → 지주회사. 논리적이고 체계적이죠. 하지만 이 과정 사이사이에는 지금 이 글에서 보이지 않는 수천 번의 의사결정이 있었어요.
"이번 주에 어떤 주제로 쓸 것인가." "이 스폰서를 받을 것인가 거절할 것인가." "이 파트너와 사업을 시작할 것인가." "이 사업을 계속할 것인가 접을 것인가." "책 출판 제안이 왔는데 지금이 타이밍인가." 매일매일의 선택이 쌓여서 지금의 구조가 된 거예요.

르코&렉스의 <나만의 창업>커뮤니티에서 같이 실행할수 있는 렉스의 조각 창업론의 일부 발췌
매일매일의 선택이 쌓여서 지금의 구조가 된 거예요. 그리고 블룸은 이 의사결정에 감정이 아니라 구조를 썼습니다. 사모펀드에서 7년간 훈련받은 게 바로 이거예요. "이 딜의 리스크는 뭔가. 업사이드는 뭔가. 기회비용은 뭔가.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도 감당 가능한가." 이걸 자기 비즈니스의 모든 의사결정에 적용한 겁니다.
대부분의 1인 창업가가 실패하는 이유는 아이템이 없어서가 아니닙니다. 매일 찾아오는 크고 작은 갈림길에서, 기분이나 명분이 아니라 논리와 숫자로 판단하는 훈련이 안 되어 있기 때문이에요. 콘텐츠 하나가 터지면 "와, 기분 좋다" 하고 손을 놓고, 반응이 없으면 "재능이 없나 보다" 하고 포기해요. 블룸은 그렇게 하지 않았어요. 데이터를 보고, 구조를 분석하고, 다음 액션을 결정했어요.
아이템은 출발선일 뿐이에요. 출발선 이후의 수천 번 의사결정이 도착선을 결정합니다.
그래서 이 해부에서 가져갈 세 가지
블룸의 케이스에서 배경을 빼고 구조만 추출하면, 세 가지가 남습니다.

첫째, 콘텐츠는 세일즈 도구가 아니라 신뢰 자산입니다. 블룸은 뉴스레터 600호 동안 단 한 번도 자기 사업체를 홍보하지 않았어요. 콘텐츠가 순수하니까 사람이 모이고, 사람이 모이니까 인프라가 필요해지고, 인프라가 필요해지니까 사업이 됐어요. 팔려고 쓰면 안 팔리고, 쓰다 보면 팔리는 역설입니다. 이 순서 잊지 마세요.
둘째, 나의 비용 항목이 나의 사업 기회입니다. 매달 나가는 돈을 리스트업하세요. 그 중에서 "나 같은 사람이 다 쓰는 것"을 찾으세요. 그게 첫 번째 조각 후보입니다. 블룸이 사모펀드에서 배운 건 분석 기법이 아니라, 사업을 보는 렌즈였어요. 비용은 줄이는 것이 아니라 뒤집는 것이라는 렌즈인거죠.
셋째, 구조 없이 실행하면 감정에 휩쓸립니다. 블룸에게 사모펀드 7년이 있었다면, 여러분에게는 여러분만의 의사결정 프레임워크가 필요해요. 혼자서 매일 수십 개의 판단을 내려야 하는 1인 창업가에게, "기분 좋을 때 밀어붙이고 기분 나쁠 때 포기하는" 패턴은 치명적입니다.
FIN.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돌아가는 엔진
사힐 블룸의 뉴스레터를 읽는 80만 명 중 대부분은 그가 뉴스레터 뒤에서 10개의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릅니다. 그리고 블룸은 그걸 굳이 알리지 않아요. 알릴 필요가 없으니까. 콘텐츠가 순수하면 사람이 모이고, 사람이 모이면 인프라가 필요해지고, 인프라가 필요해지면 사업이 됩니다.
하버드 교수의 아들이 아니어도, 사모펀드 출신이 아니어도, 이 게임의 규칙은 같습니다. 나를 쪼개고, 고객의 고통을 찾고, 비용을 뒤집고, 신뢰를 쌓고, 구조로 의사결정한다. 그렇게 조각을 하나씩 놓으면 됩니다.
지금 매달 돈을 쓰고 있는 그 항목. 아깝다고 한숨만 쉬고 계시진 않으신가요? 혹시 그게 당신의 첫 번째 사업 조각은 아닌지, 주말동안 한번 뒤집어 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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